수학 제외하고 전반적으로 평이
국어 문항에선 코로나 상황 다뤄
재수생 비율 역대 두번째로 높아
“올 수능에서도 강세 유지될 것”

16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여고에서 고3 학생들이 9월 대학수학능력시험 모의평가를 보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9월 모평은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실제 수능 전에 실시하는 마지막 평가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 작년 수능과 비슷…“수학에서 변별력 둔 듯”
9월 모평을 분석한 전문가들은 수학을 제외하고는 전반적으로 지난해 수능과 난이도가 비슷하거나 다소 쉬웠다고 밝혔다. 교육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학습 결손을 의식해 신유형이나 고난도 문제 출제를 지양하고, 수학에서만 변별력을 둔 것 같다는 의견도 나왔다.
국어 영역에서 화법과 작문은 평이했고 문학은 EBS 연계 정도가 높았다. 현대소설 이기영의 ‘고향’, 현대시 김수영의 ‘사령’, 고전시가 윤선도의 ‘만흥’이 연계돼 출제됐다. 그러나 고전시가와 수필 복합 지문에 평론을 결합한 형태는 기존에 출제되지 않았던 형식이라 까다로웠다. 코로나19와 관련한 지문도 나왔다. 행정규제에 관한 법률 지문과 질병을 유발하는 병원체 관련 지문이 출제됐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정보량이 많아 독해에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절대평가 4년 차인 영어 영역 역시 EBS 연계가 확실하고 지난해 수능과 비슷한 수준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해석하기 어려운 지문이 다수 있어서 2, 3등급 수준 학생에게는 결코 쉬운 난도는 아니었다. 6월 모평에서도 1등급 비율은 지난해 수능보다 늘었지만 5등급 이하 비율이 크게 늘어난 바 있다. 올해 수능에서도 코로나19로 인한 영어 포기자가 더 늘어 상위권과 하위권의 격차가 더 크게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 모평 가채점 결과로 지원 전략 수립
9월 모평은 재학생뿐 아니라 재수생과 반수생까지 응시하는 시험인 만큼 수험생 입장에서는 자기 실력을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자료가 된다. 모평에서는 교육청 주관의 전국연합학력평가에서보다 등급이 내려갈 가능성이 높다. 학력평가는 재학생만 응시하지만 모평은 졸업생까지 응시해서다. 올해 학령인구가 감소하며 9월 수능 모평에서 졸업생(7만8060명) 수가 줄었지만, 접수자 기준 재수생 비율은 지난 10년 사이 두 번째로 높다. 2012학년도 이후 9월 수능 모평 때 재수생 비율은 지난해(16.4%)가 가장 높았고 이번(16.0%)이 두 번째다.

학교생활기록부 성적이 9월 모평보다 좋을 경우 수시에 집중하는 게 좋다. 학생부 성적을 바탕으로 수시에서 지원 가능한 대학을 추리고, 비교과를 분석해 학생부종합전형 지원 여부도 결정해야 한다. 수시에 지원한다면 면접과 논술 같은 대학별 고사도 준비해야 한다. 올해는 코로나19로 대학별 고사 전형 일정과 방법이 바뀐 대학이 대부분이므로 잘 확인해야 한다. 상위권 대학은 수시에서도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활용하는 경우가 많아 수능 준비도 소홀하면 안 된다.
9월 모평 성적은 10월 14일 통지된다. 코로나19 확진자나 자가 격리자, 시험 당일 발열로 인해 이번 모평 고사장에 들어가지 못했던 지원자는 17일 오후 9시까지 ‘온라인 응시 홈페이지(icsat.kice.re.kr)’에서 답안을 제출하면 된다. 이들에게도 별도의 성적이 제공되지만 응시생 전체 성적에는 반영되지 않는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