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중구 환전소 앞 모습. 2020.5.26/뉴스1 © News1
8월 말 거주자의 달러화예금 잔액이 3개월 연속 사상최대치를 갈아치웠다. 기업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대비해 안전자산인 달러를 보유하려는 경향이 커진 가운데 일부 기업들이 해외 인수·합병(M&A) 및 결제대금 등을 달러화 예금으로 유지하면서 잔액이 늘었다. 그러나 개인의 달러화예금은 3개월만에 감소했다.
1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8월 중 거주자외화예금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거주자외화예금 중 달러화예금 잔액은 765억9000만달러로 전월(762억2000만달러)보다 3억7000만달러 증가했다. 이는 지난 2012년 6월 통계편제 이후 가장 큰 금액이며 3개월 연속 사상 최대치다. 달러화예금 증가세는 지난 3월부터 8월까지 6개월째 이어졌다.
8월 말 기업의 달러화예금 잔액은 608억5000만달러로 7월 말(603억달러)보다 5억5000만달러 늘었다. 기업의 달러화예금 잔액은 3개월 연속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기업들이 안전자산인 달러를 최대한 보유하려는 경향을 보였기 때문이다.
한은 관계자는 “최근 원/달러 환율이 하향안정되면서 해외송금(해외유학비 등)을 위해 미리 넣어둔 개인의 달러화예금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며 “지난 8월 말 기업의 경우에는 일시적인 요인들이 일부 작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일부 기업이 결제 자금이나 지분매각대금 등을 달러화예금으로 유지한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서울외환시장에서 8월 평균 원/달러 환율은 1186.85원으로 지난 7월(1198.90원)보다 12.05원 하락했다. 원화가 강세였다는 의미다.
달러화 예금 급증으로 지난 8월 말 기준 외국환은행 거주자외화예금 잔액도 3개월 연속 최대치를 경신했다. 8월 말 거주자외화예금 잔액은 885억4000만달러로 전달 말 874억달러보다 11억4000만달러 늘었다. 거주자외화예금은 내국인과 국내기업, 국내에 6개월 이상 거주한 외국인, 국내에 진출한 외국기업 등의 국내 외화예금을 말한다.
8월 말 달러화예금을 제외한 통화 중에서는 엔화 예금잔액이 47억6000만달러로 3억7000만달러 늘었고, 유로화는 41억5000만달러로 5억4000만달러, 호주 달러화 등 기타통화는 15억5000만달러로 4000만달러 증가했다. 위안화만 14억9000만달러로 전월 말보다 1억3000만달러 감소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