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0.9.17/뉴스1 © News1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행보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 극우와의 절연으로 지지율 상승라는 가시적 성과를 얻은 김 위원장은 내년 4월 보궐 선거를 겨냥해 당내 인재 발굴에 나서는 한편, 공정거래 3법 개정 등 또 다른 이슈도 만지작거리고 있다.
김종인 비대위는 당내 반발에 부딪혀 순탄하게 출발하지 못했지만 5·18 광주민주화운동 사과와 당명 개정 및 정강·정책 개정을 잇달아 성공하며 어느 정도 안정 궤도에 올랐다는 평가다.
이에 김 위원장은 내년 4월 서울·부산 시장 보궐 선거를 앞두고 당 내부에서 거론되는 국민의당과 합당 후 안철수 대표 차출이라는 시나리오 대신 윤희숙 의원 등 당내 초선 의원을 언급하고 있다.
진보의 가치를 보수의 시각에서 풀어내 기존 보수정당의 가치만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이른바 수도권, 20~40대 등 중도층 유권자를 끌어 안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김 위원장의 이같은 행보를 두고 당 일각에서는 우려가 일고 있다. 당의 지향점과 다른 행보에 대한 거부감과 함께 부족한 대안제시, 당내 의견 수렴 없는 ‘독불장군’ 이미지 때문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주호영 원내대표 등이 나서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에게 러브콜하는 것과 달리 합당 등 힘을 합칠 때는 때가 있다며 다소 부정적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이와 관련 주 원내대표는 앞서 한 방송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도 선거 과정에서 국민의당과 힘을 합치는 것에 반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지만 당내 분위기와는 다소 다르다.
공정거래 3법 역시 마찬가지다. 김 위원장은 그동안 보수정당은 손사래를 쳐왔던 공정거래3법 개정에 대해 찬성 의사를 밝혔다.
한 수도권 의원은 “김 위원장의 제안은 구체성이 없다. 국민의 관심과 미디어의 이목을 집중에는 뛰어나지만 책임 있는 정치인으로 각론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며 “공정거래3법만 해도 어떤 것을 찬성하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국민의당과 통합도 김 위원장이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 김 위원장이 뭐라고 안 대표가 되고 안 되고를 말하느냐”며 “전당원 의사나 의총에서 물어봐야하는 것 아니냐. 그런 차원에서 불만은 커질 것”이라고 했다.
조해진 의원은 한 라디오 방송에서 “이것은 정상적인 체제가 아니다. 민주적이지도 않고. 당을 통합시키지도 못하는 거고. 그래서 100일 지난 이후 시점에서는 이 부분에 대한 개선이 있어야 할 것 같다”고 말한 바 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