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열어 배터리 분사 결의

17일 LG화학 본사가 있는 서울 영등포구 LG트윈타워 전경. LG화학은 이날 이사회를 열어 배터리 사업을 분사해 가칭 \'LG에너지솔루션\'을 설립하기로 결의했다. 뉴시스
LG화학은 17일 오전 이사회를 열고 배터리 사업을 맡고 있는 전지사업본부의 분사를 결의했다고 밝혔다. 다음 달 30일 임시 주주총회를 통과하면 배터리 사업 신설법인 LG에너지솔루션은 12월 1일 공식 출범할 예정이다.
LG화학은 “배터리 산업이 급성장하면서 전기차 배터리 분야의 이익 창출이 본격화되고 있는 현 시점이 회사 분할의 적기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의 올해 예상 매출액은 약 13조 원인데, 2024년에는 두 배가 넘는 30조 원까지 키울 수 있을 것으로 LG화학 측은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LG화학 전지사업본부 매출은 8조3502억 원이었다.

주주들의 반발에도 회사 분할안의 주주총회 통과는 어렵지 않을 것이란 게 업계의 전망이다. 주주총회 특별결의사항인 회사 분할을 위해선 참석 주주 3분의 2 이상, 총발행주식 3분의 1 이상의 동의가 필요하다. 6월 말 현재 LG화학의 최대주주인 ㈜LG와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지분이 30.09%이고, 국민연금공단(9.96%)이 뒤를 잇는다. 업계에선 LG화학의 우호 지분 확보엔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소액주주는 지분의 54.33%를 보유 중이다.
전문가들은 기업가치 측면에서 분사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IPO를 통해 지분이 희석되더라도, 희석된 가치보다 배터리 사업부문의 성장성이 더 가파를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박연주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분사 이후 기존 주주의 지분이 일부 희석되더라도 그 대신 대규모 투자자금이 유입되면서 중장기 경쟁력이 강화될 수 있어 기업가치 측면에선 긍정적”이라고 전망했다.
홍석호 will@donga.com·김자현·서동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