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가 17일(현지 시간) 유럽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2차 확산의 심각성을 강하게 경고하고 나섰다. 프랑스, 스페인, 영국 등 유럽 주요국가에서는 신규 확진자가 대폭 늘어나면서 다시 방역 조치의 수위를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스 클루게 WHO 유럽지역 국장은 이날 화상 기자회견에서 “지난주 유럽 내 확진자가 주간 단위로 정점을 찍었던 3월 최고치를 넘어섰다”며 “최근 상황은 각성을 촉구하는 경고”라고 지적했다.
WHO에 따르면 지난 한 주간 유럽 54개국의 누적 확진자수는 32만3536명에 이른다. 3월 마지막주에 약 26만4663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내려오던 유럽지역 주간 확진자수는 이달 첫째 주에 27만4150명으로 이전 기록을 넘은 데 이어 다시 한 주 만에 처음으로 30만 명을 넘어선 것이다.
또 WHO는 감염자수 통계를 인용해 의료·보건 종사자의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특히 크다고 분석했다. 테워드로스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전세계 코로나19 확진자 중 14%는 의료·보건 종사자”라며 “각국 정부가 의료 시스템 유지를 위해서라도 이들에 대한 안전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의료진의 안전을 보장하지 않으면, 환자의 안전도 보장할 수 없는 만큼 지원과 존중이 필요한 시점”이라고도 당부했다.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