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서모 씨의 군 휴가 의혹과 관련해 적극 엄호에 나섰던 더불어민주당이 ‘추미애 리스크’에서 벗어나 ‘민생’으로의 태세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여당 의원들의 문제 발언으로 인한 역풍을 무마하고, 여론 형성의 무대인 추석을 앞두고 분위기 전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2차 코로나19 국난극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0.9.15/뉴스1 © News1
민주당 이낙연 대표는 1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야당의 근거 없는 의혹 제기와 부풀리기 같은 정치 공세는 국민 동의를 얻기 어렵다는 점이 분명해졌다”면서도 “사실 관계를 분명히 가리되 과잉 대응을 자제하는 것이 옳다는 것을 동료 의원들께도 말씀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추 장관 관련 의혹과 관련해 이 대표가 공개적으로 내부에 대응 자제를 촉구한 것이다.
이 대표의 언급은 서 씨를 안중근 의사에 빗댄 박성준 원내대변인의 논평과 야당을 향해 ‘쿠데타 세력’이라고 한 홍영표 의원의 발언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오영훈 의원도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민주당의) 논평 과정에서 적절치 못한 언급이 있었다”며 “저희 당 소속 의원들이 국민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일부 발언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라고 했다. 당 대표 비서실장을 맡고 있는 오 의원은 이 대표의 핵심 측근이다.
민주당 지도부의 이 같은 언급은 나흘 간의 대정부질문에서도 뚜렷하게 서 씨 관련 추가 의혹이 제기되지 않았다는 자체 판단도 영향을 미쳤다. 한 여당 의원은 “대정부질문 4일 동안 야당의 총공세가 이어졌지만 의혹을 입증하는 결정적 근거는 없었다”며 “그런데도 당이 계속해서 ‘추미애 감싸기’에 나설 경우 오히려 여론이 더 악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