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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낮 기온이 25도 안팎까지 떨어지는 등 선선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와 인플루엔자(독감)에 동시에 감염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인플루엔자는 10월 초순부터 감염자가 나타나 11월~12월에 절정을 이룰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독감이 유행하는 시기가 매년 빨라지고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인플루엔자 유행주의보 발령 시점은 2017년 12월 1일에서 2018년 11월 16일, 2019년은 11월 15일로 앞당겨졌다. 올해는 코로나19 사태로 그 시기가 더 앞당겨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부모들 “아이 열나면 어쩌나”…가장 치명적인 건 노인들
독감은 A형 또는 B형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의한 급성 호흡기질환입니다. C형도 드물게 감염을 일으키지만, 증상은 미미한 편이다. 하지만 전염성이 높은 감염병으로 꼽힌다.
독감 감염자는 갑작스러운 고열(38~40℃)이나 기침, 인후통 등 호흡기 증상을 겪는다. 증상이 심하면 두통과 근육통, 식욕부진 같은 전신증상을 동반해 일상생활이 어렵다.
특히 가을 이후에 감기 환자가 증가하면 증상을 구분하기 어렵다. 코로나19 역시 대표적인 증상이 발열이어서 독감과 구분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독감은 진단 후 치료를 받으면 1주일 전후로 낫지만, 기침은 수개월 동안 이어질 수 있다. 특히 노인들은 몸이 나른해지고 쇠약감을 느끼는 증상이 오랫동안 지속할 수 있다.
노인들도 사정이 다르지 않다. 폐렴 등 합병증 발병이 노인에게 자주 발병하기 때문이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18일 브리핑에서 “독감으로 가장 큰 피해를 볼 수 있는 연령층은 노인들”이라며 “이를 고려해 예방접종 연령을 65세에서 62세로 낮추는 등 대상을 확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독감 백신 무료 예방접종 대상은 Δ생후 6개월~ 만 18세 소아청소년 Δ임신부 Δ만 62세 이상 고령층으로 총 1900만명이다. 지난해 1381만명에 비해 519만명이 늘었다.
◇해외서 독감·코로나 동시 감염자 속속 보고…마스크 등 방역수칙 중요
독감과 코로나19에 동시에 감염되는 사례는 해외에서 일찌감치 보고되는 상황이다. 미국 텍사스주 보건당국은 코로나19와 독감에 동시 감염된 사례가 보고됐다고 9일(현지시간) 밝혔다.
지난 6월 터키에서 보고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2020년 3월 10일부터 5월 10일까지 코로나19 환자 1103명 중 6명이 독감에 동시 감염됐다. 터키 외에도 중국 14명, 이란 6명, 스페인 4명, 미국 2명, 독일 1명, 일본 1명이 코로나19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중복 감염된 사례가 보고됐다. 환자들이 감염된 인플루엔자는 A형과 B형 모두 포함돼 있었다.
독감과 코로나19 중복감염은 아직 규모 자체는 작지만,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많다. 바이러스성 폐렴 환자 284명이 참여한 한 연구에서는 29.6%(84명)가 다른 호흡기 관련 바이러스에 중복감염된 것으로 조사됐다. 중복감염 환자들은 1개 바이러스에만 감염된 환자보다 병원에 입원하는 비율이 높았다. 이는 중복감염이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정된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독감과 코로나19에 동시에 걸리는 감염자들이 국내에서도 발병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따라서 고열이 나면 즉시 선별진료소를 방문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날씨가 더 추워지면 독감이 유행할 것이고, 코로나19에 동시에 감염될 수 있다”며 “정부가 시급히 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마스크 착용과 손 씻기 등 기본적인 위생수칙을 지키는 것이 독감과 코로나19를 예방하는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행동요령”이라며 “무엇보다 면역이 약한 노인과 소아청소년에 대한 독감 예방접종 외에도 방역수칙을 꾸준히 지키도록 관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