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미국 대선 유세 때 뉴욕의 흑인 대상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핫소스를 좋아한다”고 강조한 힐러리 클린턴 당시 민주당 후보(오른쪽에서 두 번째). 사진 출처 데일리메일
정미경 콘텐츠기획본부 기자·前 워싱턴 특파원
△“If I had the talent of any one of these people, I‘d be elected president by acclamation.”
최근 플로리다 유세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는 갑자기 마이크를 자신의 휴대전화에 갖다 댑니다. 전화에서 2017년 빌보드 차트 1위곡 루이스 폰시와 대디 양키의 ‘데스파시토’가 흘러나옵니다. 신나는 라틴 댄스곡이죠. 그러면서 “내가 이 가수들처럼 재능이 있었다면 만장일치로 대통령이 됐을 텐데 말이야”라고 능청을 떱니다. 그의 음악적 취향을 추측해 보건대 ‘데스파시토’를 알고 있을 가능성은 매우 낮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노래를 들고 나온 것은 플로리다가 중남미 출신 유권자들이 많은 곳이기 때문이죠. 소셜미디어에서는 “오글거림의 극치” “도대체 누구 아이디어냐”라는 등 야유가 쏟아집니다.
2016년 대선 때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는 뉴욕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언제나 가방에 핫소스를 휴대하고 다닌다”고 말합니다. 미국에서는 주로 흑인들이 핫소스를 애용합니다. 진행자가 “흑인들에게 아부하려는 것 아니냐”고 반문하자 힐러리 후보는 “아니다. 적당량의 핫소스는 건강에 좋다”고 예찬론까지 펼칩니다. 그녀의 소스 취향을 살펴보니 진짜 오래전부터 핫소스를 좋아한 듯합니다. 그러나 흑인 대상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마치 준비해온 듯이 그런 말을 하니 “속 보인다”는 얘기가 나올 수밖에 없죠.
△“What he deserves is a Nobel Prize for Political Pandering.”
최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플로리다를 방문해 이 지역 일대의 석유 시추 금지를 10년 더 연장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습니다. 평소 환경보호는 뒷전이었는데 갑자기 보호론자로 급변신한 것이죠. 이는 플로리다 유권자들이 석유 시추 금지를 지지하기 때문인데요. 지역 일간지 올랜도센티널은 사설에서 노벨상 수상에 목을 매는 트럼프 대통령을 조롱합니다. “그는 노벨상을 받을 자격이 있다. (평화상이 아니라) 정치 팬더링 부문에서.”
정미경 콘텐츠기획본부 기자·前 워싱턴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