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재계에 따르면 SK는 지난달 미국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에 ‘가우스랩스’라는 이름으로 AI R&D 전문 기업을 설립했고, 이르면 이달 안에 가우스랩스 한국지사도 설립할 계획이다.
SK는 가우스랩스를 SK텔레콤, SK하이닉스 등 주력 계열사의 미래 경쟁력 향상을 위한 핵심 기지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재계 관계자는 “가우스랩스는 SK 계열사 중 첫 번째 AI 연구 전문기업”이라며 “미국에 이어 한국 지사 설립 절차가 마무리되면 국내외 AI 관련 인재 영입을 위한 본격적인 작업을 시작해 빠른 시간 안에 수백 명의 AI 인재를 모은 조직으로 키울 방침”이라고 말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수차례 “AI는 기업 가치 혁신의 도구”라고 강조해왔다. 이번 가우스랩스 설립 역시 최 회장이 적극적인 추진을 주문한 결과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은 지난해 10월 미국 워싱턴 방문 당시 애플 AI 비서 시리의 아버지로 불리는 톰 그루버 미국 컴퓨터 과학자를 직접 만나 AI 기술 개발 및 전망에 대해 논의하는 등 SK그룹의 AI 역량을 키우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해왔다.
김영한
SK하이닉스 자회사로 설립되는 가우스랩스는 우선 반도체 생산공정 효율화를 위한 AI 기술 개발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반도체 산업은 제조·개발 과정에서 미세공정이 차지하는 영역이 늘어나고 있고, 처리해야 하는 데이터의 양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이 때문에 AI를 통해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처리하고 수율(투입량 대비 완제품 생산 비율)을 끌어올리는 것이 기업의 핵심 역량으로 자리 잡았다.
재계 관계자는 “주요 기업들 대부분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기초체력’으로 불리는 AI 기술 경쟁에 뛰어들고 있는 상황”이라며 “SK뿐 아니라 삼성, LG, 네이버 등 주요 기업들은 이미 해외 각국에 AI 연구센터를 설립해 AI 관련 인재를 영입하고, 기술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한국만 아니라 미국 실리콘밸리와 뉴욕, 영국 케임브리지, 캐나다 토론토와 몬트리올, 러시아 모스크바 등 7개 지역에 AI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LG전자도 미국 실리콘밸리, 캐나다 토론토에 AI 연구소를 운영 중이다. 네이버는 2017년 프랑스에 네이버랩스유럽이라는 이름으로 유럽 최대 규모의 AI 연구소를 설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