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영우 전 외교안보수석 주장
당시 북핵 6자회담 우리 측 수석대표였던 천영우 전 대통령외교안보수석비서관(사진)은 21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2007년 봄경 열린 청와대 회의에서 문재인 정부에서도 현직으로 있는 당시 청와대 비서관이 동결된 북한의 BDA 계좌 자금을 우리 수출입은행을 통해 북한의 해외 계좌로 넘겨주자는 아이디어를 냈다”고 밝혔다. 당시 청와대 서별관에서 BDA 자금 송금 대책을 논의하기 위한 회의가 열렸고 김성호 당시 법무부 장관, 윤증현 당시 금융감독위원장 등이 참석했다고 천 전 수석은 전했다. 현재 국가정보원 기획조정실장인 박선원 당시 대통령통일외교안보전략비서관이 2012년 자신의 회고록에서 수출입은행 등을 통한 BDA 자금 송금 방안에 관여했다고 밝힌 바 있다.
북핵 6자회담이 진행되던 2005년 미국 재무부가 BDA를 불법자금 돈세탁 우려 은행으로 지목한 뒤 김정일의 비자금 2500만 달러 계좌가 동결됐다. 2007년 초 다시 마주 앉은 6자회담 테이블에서 관련국들은 BDA 자금을 북한에 돌려주는 데 공감대를 이루고 송금 방식을 협상했다. 제3국 은행을 거치는 방안들이 거론됐지만 미국 제재 대상이 될 것을 우려한 나머지 중국 내 은행들까지 손사래를 치는 상황이었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