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또다시 국회 회의장에서 마이크가 꺼지지 않은 상태로 야당 의원을 조롱하는 듯한 발언을 해 논란이다.
“소설 쓰시네” 발언에 사과한 후 7일 만에 같은 상황이 반복되자 일각에서는 “일부러 들으라고 한말 아닌가?”라는 의심까지 하고 있다.
추 장관은 2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정회가 선포된 후 옆자리에 있던 서욱 국방부 장관에게 “어이가 없다. 저런사람은 검사 안 하고 국회의원 하기를 참 잘했다. 죄 없는 사람을 여럿 잡을 거 같애”라고 말하며 “하하하”웃었다.
회의가 재개되자 야당 측에서는 “질의한 국회의원이 마음에 안 든다고 마이크 켜진 상태에서 저렇게 말하는 것이 도대체 뭐 하는 짓이냐”며 사과를 요구했다.
추 장관은 “원만한 회의의 진행을 위해 유감스럽다”며 “송구하다”고 답했다.
김도읍 의원은 “추 장관이 유감을 표시하면서도 ‘회의의 원만한 진행을 위해’라는 전제를 달았다”고 지적했다.
당시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이 고기영 법무부 차관에게 “올해 서울동부지검장에서 법무부 차관으로 자리를 옮긴 게 추미애 장관 아들 수사와 관련 있는 것 아니냐”는 취지로 묻자 추 장관이 옆에서 듣고 있다가 이런 혼잣말을 한 것이다.
논란이 일자 추 장관은 지난 14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독백이었는데, 스피커(마이크)가 켜져 있어 나가버린 것 같다.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추 장관이 사과한 지 7일 만에 또 다시 ‘마이크 사고’를 내자, 온라인에서는 ‘알고 말했다 vs 진짜 몰랐다’라는 주제로 누리꾼들이 논쟁을 벌이기도 했다.
많은 누리꾼들은 “국회의원만 5번 하고, 당 대표까지 지낸 분이다. 다 계산된 발언 아니겠나”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를 두고 국민의힘 조수진 의원은 “추 장관의 오만함은 문재인 대통령의 변함없는 신뢰 덕분일 것”이라고 풀이했다.
그는 “해당 발언 이 나오기 앞서 추 장관은 문 대통령과 함께 ‘권력기관 개편 회의’ 회의장에 나란히 입장했다”며 이같이 해석했다.
아울러 “10분간 정회한다고 법사위원장이 알리자마자 신임 국방부 장관은 옆자리의 추 장관에게 ‘많이 불편하시죠?’라고 ‘위로’했다”며 “분명, 추 장관은 국토부에 이어 국방부도 장악했다”고 비판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