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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옵티머스 정영제, 전파진흥원 투자유치 로비’ 진술 확보

입력 | 2020-09-23 03:00:00

NH증권 펀드 판매액중 수백억… ‘정영제 물류단지’ 투자 확인
檢, 출국 금지… 소재 추적 나서




검찰이 옵티머스자산운용이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의 투자를 이끌어내는 과정에서 정영제 전 옵티머스대체투자 대표(전 동부증권 부사장)가 개입한 단서를 잡고 수사 중인 것으로 22일 확인됐다. 검찰은 정 전 대표를 출국금지하고, 소재가 불분명한 그를 추적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22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은 옵티머스가 NH투자증권이 판매한 옵티머스 펀드 판매액 4400억 원의 자금 흐름을 추적한 결과 수백억 원이 셉틸리언 등을 거쳐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수감 중)와 정 전 대표가 사실상 소유한 물류단지에 투자된 사실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일부 자금이 공공기관 매출과 관련 없는 D사 등에 사용된 사실도 확인했다. ‘안전한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한다’며 투자금을 끌어 모으던 옵티머스가 투자금을 개별적으로 꺼내 쓴 단서를 검찰이 발견한 것이다. 김 대표와 정 전 대표는 이를 통해 거액의 차익을 봤다는 것이 검찰의 판단이다.

검찰은 또 앞서 횡령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된 유모 스킨앤스킨 대표 등으로부터 “정 전 대표가 전파진흥원 투자를 받기 위해 관련자에게 로비를 벌였다”는 진술도 확보하고 진위를 수사하고 있다.

이에 따라 검찰은 NH투자증권의 옵티머스 펀드 판매에 정 전 대표가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자금이 비정상적으로 집행된다는 사실을 알고도 눈감아줬는지 회사 내부 의사결정 전반을 조사할 계획이다. NH투자증권 측은 “옵티머스 측의 적극적인 사기 행각에 속았을 뿐 의도적으로 투자자들을 속인 적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 전 대표는 옵티머스의 정관계 및 법조계 로비 의혹 등을 풀 ‘입구(入口)’로도 불린다. 그는 전파진흥원 자금 조달 과정과 NH투자증권이 옵티머스 펀드 4407억 원가량을 판매하는 데 관여한 의혹을 받고 있다. 정 전 대표는 관련 의혹을 부인해 왔지만 금융권과 법조계 안팎에서는 정 전 대표가 관여했다는 구체적인 주장이 나오고 있다.

지난달 검찰 중간간부 인사와 사건 재배당 등을 거치면서 정 전 대표 등 사건 핵심 관계자 여러 명이 잠적한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 안팎에선 “검찰이 실기(失期)해 관련자가 도주한 것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위은지wizi@donga.com·배석준·장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