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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로폰 투약후 도심 2시간 무법 질주…징역 2년6개월

입력 | 2020-09-23 10:54:00

30대 남성, 필로폰 투약 후 2시간 질주
인천공항도로→이태원까지 '난폭 운전'
차량 4대 치고, 경찰관 부상까지 입혀
법원 "불특정 타인의 생명·재산에 위해"
"죄질 매우 불량…징역 2년6개월 선고"




필로폰을 투약한 후 차량을 몰며 다른 차량 4대를 친 혐의 등으로 기소된 30대 남성에 대해 1심 법원이 실형을 선고했다. 이 남성은 자신을 제지하려는 경찰관까지 다치게 한 혐의도 있다.

23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형사1단독(부장판사 박원규)은 지난 17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도주치상·위험운전치상), 도로교통법 위반(사고 후 미조치),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등 혐의를 받는 박모(37)씨에게 징역 2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박씨에게는 50만원의 추징 명령도 내려졌다.

박 부장판사는 “피고인은 마약류 관리법 위반으로 2차례 처벌받은 전력이 있음에도 또다시 여러 차례 필로폰을 투약했다”면서 “필로폰 투약 후 그 약물의 영향으로 정상적인 운전이 곤란한 상태에서 운전을 하다 교통사고를 일으키고 도주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도주 과정에서 정지신호를 위반하거나 중앙선을 넘어 반대편 도로로 진행하고, 신호를 위반해 보행자들이 건너고 있던 횡단보도를 그대로 통과하는 등 난폭운전을 하다가 사고를 냈다”며 “피해자에게 상해를 입게 하고 차량이 부서지게 하였는 바, 피고인의 범행은 불특정 타인의 생명과 재산에 위해를 가하는 등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고 강조했다.

박씨는 지난 5월16일 새벽 서울 강남구 주거지에서 필로폰 약 0.5g을 투약한 혐의를 받는다. 이후 같은 날 밤 9시10분께부터 10시58분까지 인천 서구 검안동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 공항 톨게이트 부근 도로에서 올림픽대로, 대방역 부근 도로, 영등포로터리, 여의대로, 마포대로, 신촌로터리, 광화문역 부근 도로 등을 거쳐 서울 용산구 이태원까지 차량을 운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과정에서 박씨는 오후 9시41분께 영등포구 여의대방로에서 정차 중이던 택시를 2차례 들이받고, 막다른 골목에 이르러서는 주차돼 있던 이모씨 소유 승용차 뒷 범퍼와 장모씨의 이륜자동차를 들이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재차 도주하던 박씨는 오후 9시46분께 영등포로터리에서 신호대기 중이던 이모씨의 승용차 오른쪽 부분도 들이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또 그는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이 자신을 제지하기 위해 창문을 두드리자, 그대로 후진해 경찰관을 넘어뜨린 것으로 조사됐다. 이 사고로 택시 운전자는 전치 4주, 이모씨는 2주, 경찰관은 1일 간의 상해를 입은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박씨는 이전에도 여러 번 필로폰을 투약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11월 하순과 12월 중순께 2차례, 올해 1월에도 필로폰을 투약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박씨는 이 사건 이후 여러 차례 반성문을 제출하고 피해자들과도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장판사는 이런 내용에 대해서는 유리한 정상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