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 무료 예방접종이 유통 문제로 전면 중단된 22일 오후 광주 북구 한 정형외과병원에서 북구청 직원들이 독감 예방접종 일시중단 안내문을 부착하고 있다. 2020.9.22/뉴스1 © News1
무료 접종용 독감(인플루엔자) 백신이 유통과정에서 상온에 노출된 사실이 드러난 가운데 전문가들은 일단 정부의 조사결과를 기다리되,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엔 기다리지 말고 유료접종을 하는 편이 좋다고 23일 권고했다.
문제의 백신은 13~18세 어린이 대상 물량에서 나왔다. 현재 접종이 중단된 대상자는 생후 6개월~만9세 미만 어린이와 임신부, 만 16~18세(고등학생) 등이다. 이에 전날(22일) 일선 의료기관에는 환자들의 문의가 빗발친 상태다.
이와 관련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우리가 10월 말, 11월 초까지 백신을 접종하라고 말씀을 드리는 이유는 대부분 독감이 11월부터 많이 유행하기 때문”이라면서 “하지만 개중에는 9월 초부터 독감이 돌기는 한다”고 말했다.
혹여 문제가 된 500만명분의 백신을 전량 폐기해야하는 상황에 대해서는 “기저질환자나 고령자, 임산부,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백신을 접종하고 건강하신 분들은 마스크 착용을 잘하게 되면 충분히 예방이 가능하다”며 “혹시라도 감염이 돼도 타미플루라는 약을 복용하면 대부분 치료할 수가 있다”고 부연했다.
당초 국회의 ‘전 국민 독감백신 무료 접종’ 논의 때부터 이같은 논의의 실현 가능성과 별개로 건강한 사람들의 백신 양보를 주장해 온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같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젊고 건강한 사람들은 백신을 양보하고, 18세에서 62세 사이의 만성질환자들은 접종을 꼭 해야한다는 주장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전량폐기까지 가는 상황은 아닐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관측하고 있다. 백신이 상온에서 아주 오랜 시간 있었거나 아니면 아주 높은 온도에 있었던 게 아니라면 큰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차분하게 조사결과를 기다리자는 지적이다.
실제 정부는 유통에 문제가 됐던 물량은 전체 물량 중 500만 도스(복용량)이지만, 현장 혼란을 막기 위해 전체 접종을 즉시 중단했다.
정부는 조달계약 물량 중 아직 유통되지 않은 물량을 먼저 공급해 접종을 시작한 뒤 기공급된 물량은 품질검사를 거쳐 접종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품질검사에는 2주일 정도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