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숙 숙명여대 식품영양학과 교수
국가 안보가 튼튼한 국방력에 달려 있다면, 개인 건강은 면역력이 좌우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속에서 면역력은 다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면역력을 높이기 위한 영양관리도 마찬가지다. 바쁜 일상에서 균형 잡힌 영양관리를 제대로 실천하는 건 말처럼 쉽지 않다. 소위 항산화 영양소로 알려진 비타민 A, C, E와 한국인에게 부족한 비타민 D, 아연, 셀레늄 같은 무기질, 그리고 식이섬유소가 풍부한 음식을 섭취하려면 평소 골고루, 적당히, 즐겁게 먹는 습관이 필요하다. 채소와 과일을 자주 조금씩 구입해 매일 충분히 섭취하고 통곡물과 해산물, 견과류 등을 섭취해야 염증을 줄이고 면역력을 강화시킬 수 있다.
최근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불필요한 식량 낭비를 방지하기 위해 가정에서 실천할 수 있는 수칙을 권고했다. FAO 권고 내용에는 소량 구매하기, 남은 음식 현명하게 활용하기, 스마트한 장보기, 못생긴 과일 채소 애용하기, 냉장고 자주 점검하기, 먼저 구입한 재료부터 사용하기, 유통기한 확인하기, 음식물 재활용 퇴비 만들기, 나눔을 통한 배려 등의 가이드라인이 담겨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 두기, 재택근무, 온라인 학습 등의 변화된 환경은 가족 구성원이 집에 함께 머무는 시간을 늘려 놓았다. 특히 자녀와 함께 있는 시간이 부쩍 많아졌다. 한편으로 평생을 좌우할 올바른 식습관을 형성하기에 어느 때보다 좋은 기회다. 부모와 함께 음식 만들기, 가족이 함께 건강한 집밥 먹기 등의 활동을 늘리는 것도 추천할 만하다.
올바른 영양관리란 질병에 걸리기 전의 ‘예방’부터, 질병과 맞서 싸우는 ‘치료’, 질병을 이겨낸 후의 ‘회복’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에 걸쳐 매우 중요한 기본 요건이다. 따라서 올바른 영양관리는 바람직한 습관의 형성에서 온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영양적으로 균형 잡힌, 다양하고 신선한 재료의 식사와 함께 금연, 적절한 운동, 충분한 수분 섭취, 숙면, 스트레스 관리 등 생활 전반에 걸친 꾸준한 노력과 실천이 매우 중요한 때다.
코로나19 시대를 맞이해 면역력을 증진시키려고 특별한 무엇을 더 먹어야 할지 고민하기보다 기본에 충실하고 잘못 형성된 나의 습관을 바로잡는 소중한 기회로 삼으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