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바이트댄스와 오라클 간의 틱톡 거래에서 보여준 꼼수 때문에 중국 정부가 이번 거래를 불발시킬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2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의 관영 언론은 이번 틱톡 거래가 “미국의 함정이며 더럽고 비열한 속임수”라고 비난하고 있다.
지난 주말 바이트댄스는 앱의 국제 운영과 데이터 접근이 가능한 ‘틱톡 글로벌’을 신설하고 그 지분 20%를 오라클과 월마트가 보유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21일 문제의 조짐이 나타났다. 바이트댄스는 틱톡 글로벌의 지배권을 유지할 것이라고 주장한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오라클이 틱톡 글로벌을 완전하게 통제할 것이라고 밝힌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트댄스는 틱톡 글로벌과 무관하다”며 “오라클이 틱톡 글로벌을 완전하게 통제하고, 기업공개(IPO)를 진행하고, 나머지 지분을 매수할 것이다”고 밝혔다.
그는 “오라클에게 완전한 통제권이 없다면 우리는 이번 거래를 승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중국의 가장 대표적인 국영 언론 매체 2곳이 이 거래를 비난하고 나섰다.
환구시보의 후시진 편집장도 트위터를 통해 “중국 정부는 국가 안보를 위태롭게 만든 틱톡 거래 합의를 승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덩샤오핑의 통역을 담당했던 전 외교관이자 수저우대(蘇州大) 석좌교수인 자오즈카이는 “이번 거래로 인해 중국 지도자들 사이에서 ‘완전한 불신’이 촉발됐다”며 “중국 당국은 중국 기업의 정당한 권리가 침해되는 것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제경영경제대 법학전문대학원의 쉬커 교수는 “틱톡 사건은 상무부의 손을 크게 벗어났으며 양국 최고 지도부가 결정할 수 있다”며 “이는 미중 간 무역전쟁, 기술 디커플링, 기술 경쟁 확대라는 맥락에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수세기 전 열강들에게 굴욕을 당한 경험이 있는 중국이 틱톡 거래에 대해 미국에게 일방적으로 당하는 것을 재차 허용하는 선례를 만들고 싶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