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을 목표로 한 미중 양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개발 과속 레이스’가 판이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미국식품의약국(FDA)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승인 기준 강화안을 승인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시사했다.
백악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FDA가 밝힌 코로나19 긴급백신 승인 기준 강화안에 대해 “(FDA의 계획은) 백악관 승인을 받아야 한다. 우리는 그걸 승인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백신 제조회사들이 왜 백신 승인 과정이 지연되기를 원하는지 의문을 제기하며 “살펴봐야겠지만 내가 보기엔 다른 이유가 아니라 정치적인 움직임이다. 나는 백신을 시험하고 있는 이 거대한 회사들에 엄청난 신뢰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중국은 24일 바이오기업 시노백이 주요 외신들을 초청해 자국산 백신을 공개하는 등 질주를 이어가고 있다. 중국 역시 이르면 11월 일반인에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하겠다고 공언한 가운데 코로나19 백신 개발과 생산, 국제 협력 상황을 설명하겠다는 것이다. 시노백 대변인은 “우리는 올해 말 코로나19 백신 사용 승인이 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백신 공개 행사는 대외적으로 중국산 백신이 안전하다는 홍보하기 위해 열린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나 영국 등 유명 제약사의 코로나19 백신이 임상 과정에서 부작용이 보고되는 가운데 중국 백신은 부작용 사례가 공개된 적 없어 서방 매체들이 의혹을 제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행사에서는 시노백 담당자가 코로나19 백신에 대해 소개하고 품질 제어 실험실 등도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시노백은 브라질과 인도네시아에서 코로나19 백신 임상 3상을 개시했으며 일부 동남아 국가와 터키에서도 임상 시험을 하고 있다. 시노백과 시노팜이 임상 중인 코로나19 응급 백신을 사용한 건수가 10만 건을 넘어섰다. 의료 종사자와 해외 노동자, 백신 산업 종사자 등에게 백신을 접종했으며, 아직 부작용이 나타난 사람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예윤기자 yea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