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부, 일자리 창출에 3년 간 1800억 원 4차 산업 교육, 열에 한 명은 중도포기 과기 정책 관리 허술, 눈 먼 돈 감독해야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가운데)
세금을 투입해서 일자리를 만든다는 의미의 재정지원 일자리사업, 얼마나 많은 세금이 들어갔을까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최근 3년(2017~2019년) 간 정부는 재정지원 일자리사업에 55조2007억 원을 투입했다고 합니다.
재정지원 일자리사업 예산은 각 부처별로 할당돼 진행되는데요. 오늘은 그 중에서도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을 주도하는 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재정지원 일자리사업을 평가해보고자 합니다. 과기정통부는 정부가 주도해 나가는 디지털 뉴딜 사업의 핵심 부처이기도 하니까요.
재정지원 일자리사업은 수많은 종류가 있는데 평가가 가능한 사업은 크게 직접일자리와 직업훈련이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과기정통부가 하는 직접일자리사업은 만 34세 이하 이공계 박사학위 취득자가 안정적인 박사 후 연구원(일명 포닥)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인건비 등을 지원하는데 쓰였습니다. 지난 3년 간 총 149억2000만 원, 총 225명에게 자금이 지원됐으니 1인당 6600만 원이 넘는 돈이 지원된 겁니다. 취업사이트 잡코리아가 올해 대졸 초봉을 확정한 대기업 147곳을 분석했는데 대졸 신입사원 평균 연봉은 4130만 원이었습니다. 이와 비교해보면 적지 않은 돈이 포닥들에게 투입된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자금 지원을 받은 포닥들은 얼마나 많이 취업을 많이 했을까요. 3년 간 취업률은 평균 35.8%였다고 합니다. 박사 학위라는 고스펙자들의 취업률이라고 하기에는 조금은 아쉬운 수준으로 보입니다. 한편으로는 고스펙자들의 취업을 위해 자금을 지원해 줘야하는지도 의문마저 듭니다. 물론 형편이 어려운 분들께는 도움을 줘야겠죠. 그런데 취약계층의 참여율은 14.1%에 불과하다고 하네요.
고용노동부는 과기정통부 사업에 대해 “투입된 재정규모 대비 수혜자 규모가 매우 작아 정부 재정 효과성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을 했고요.
다행스럽게도(?) 취업률은 2018년 55%, 2019년 47%로 직접일자리사업보다는 높았는데요. 아쉬운 점은 중도탈락자수가 많았다는 점입니다. 전체의 9.2%(263명)에 달한 것이죠. 한 사람당 2000만 원 가량의 지원금이 나간 점을 감안하면 53억 원이라는 교육비가 낭비된 겁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대학원 진학이나 군입대로 취업이 불가능한 이들을 제외한 뒤 취업률을 산정하면 2018년은 63.7%, 2019년은 70.2%가 나온다”면서 “낭비됐다고 지적한 지원금도 4억8400만 원은 반납을 받았다”고 해명했습니다.
과기정통부 산하기관인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에서 교육 기관에 대한 관리감독을 담당하고 있는데요. 지난해에 26개 기관(전체 33개)에 대해 연차평가를 실시하니 11곳은 강사진의 역량이 부족하거나 교육과정이 미흡했고 취업성과도 저조했다고 합니다. 그리하여 4곳은 이듬해 교육 기관 재선정이 되지 못하도록 했고, 7곳은 일부 교육 과정을 축소하도록 했다고 합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중도 탈락률도 자연히 높아진 거죠.
김 의원은 “과기정통부는 4차 산업혁명이라는 허울 좋은 명목으로 일자리사업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런 대형 국책 사업을 추진할 자격과 능력이 되는지 철저히 검증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신무경기자 ye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