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게임즈 고점서 37% 하락 펀드-외국인 잇단 매도 공세에 이달 상장 7개중 4개는 손실 내달 일반 청약 앞둔 빅히트… “공모가 거품 있다” 논란 계속돼
58조 원의 역대 최대 공모주 청약증거금을 끌어모은 카카오게임즈의 주가가 최고가 대비 37% 내려앉았다. 이달 상장한 공모주 7개 중 4개는 주가가 공모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최근 기술주를 중심으로 조정 장세가 이어지고 있어 무턱대고 공모주에 투자할 경우 손실을 입을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24일 카카오게임즈는 전일 대비 8.2% 급락한 5만1200원에 마감했다. ‘따상상’(시초가가 공모가의 두 배, 상장 당일과 이튿날 상한가)을 기록하며 8만1100원을 찍은 뒤 9거래일 중 주가 변동이 없었던 23일을 제외하면 모두 값이 떨어졌다.
주가 하락의 이유는 국내외 펀드들의 ‘매도 폭탄’에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벤처펀드, 공모주펀드 등으로 물량을 받은 기관들은 상장 이후 11거래일간 하루를 빼곤 계속 순매도를 이어갔다. 외국인도 이틀만 순매수했다. 반면 개인들은 10거래일간 순매수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이미 공모가 대비 수익을 본 상황에서 주가가 기업가치 대비 지나치게 올랐다고 판단한다면 팔지 않을 이유가 없다”며 “상장 주간사회사들이 청약을 흥행시키려고 대형 기관들에 일정 기간 주식을 팔지 않겠다는 보호예수 약정 없이 물량을 몰아준 뒤 ‘○○이 참여했다’고 흘리는 식의 관행도 주가를 끌어내리는 요인”이라고 했다.
이런 가운데 24, 25일 기관 수요예측, 다음 달 5, 6일 일반투자자 청약을 진행하는 방탄소년단(BTS)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에 개인 자금이 대거 몰릴 것으로 전망된다. 케이뱅크가 빅히트 공모주 청약증거금 전문 대출을 내놓고 키움증권이 기관 물량을 받기 위해 24일 하루만 자금을 모집하는 빅히트 전용 공모주 펀드를 내놓는 등 금융권도 군불을 때고 있다.
하지만 빅히트의 공모가(10만5000∼13만5000원)에 대해 거품 논란이 사그라지지 않는 상황이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공모가를 정할 때 비교 대상 5개 중 올해 들어 주가가 급등한 네이버, 카카오, YG플러스(YG엔터테인먼트의 자회사)를 포함시키는 등 가격을 높게 받으려고 노력한 흔적이 역력하다”고 지적했다.
강유현 yhkang@donga.com·김자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