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욱 국방부 장관이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연평도 인근 실종 공무원 북한 피격 사건 관련 긴급현안보고를 위해 열린 국방위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원들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0.9.24/뉴스1 © News1
문재인 정부의 3기 통일·국방부장관이 이렇다 할 성과를 낼 틈도 없이 북한군이 남측 민간인을 총살하고 시신을 불태운 만행에 ‘위기상황’을 맞게 됐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지난 7월 24일 취임했다. 북한이 지난 6월 16일 북한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일방적으로 폭파해 남북관계 긴장이 최고조에 이를 때 문 정부는 외교안보라인 인사를 교체하며 대화 재개의 메시지를 보냈다.
이 장관은 취임 두 달간 북측의 호응을 얻기 위한 다방면의 메시지를 냈다. 그러면서 차츰 연락사무소 폭파로 고조된 긴장은 잦아들고, 남북 소강상태에 들어섰다.
이 외에도 인도적 협력 차원으로 ‘먹는 것, 아픈 것, 죽기 전에 보고 싶은 것’ 등을 강조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수해·태풍피해와 관련한 대북 지원과 이산가족 상봉 등 다양한 안건으로 북한의 호응을 이;끌려고 했지만 북한은 묵묵부답이었다.
이 장관은 국내에서도 종교계 인사, 외교계 인사,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관계자, 전직 장관들까지 만나며 남북관계 돌파구 마련을 위한 방안을 모색하려 했다. 구체적인 성과는 없었다.
이 같은 경색 국면에서 북한군의 우리 국민 피살 사건이 발생하면서 이 장관은 더욱 헤쳐나가기 어려운 암초를 만난 셈이 됐다.
지난 18일 취임한 서욱 국방부 장관도 곤혹스럽기는 마찬가지다.
그러나 서 장관은 이 같은 포부를 밝힌 나흘 후인 22일에 연평도 인근에서 실종된 민간인이 북한군에 의해 사살 당했다는 소식을 접하게 됐다. 서 장관은 취임 이후 포부를 밝히는 것 외에 구체적인 활동을 시작하기도 전에 대형 사건을 맞닥뜨리게 된 것이다.
특히 군 당국은 민간인이 북한 선박에 발견된 시점부터 총격을 받기 전까지 약 6시간 동안 적절한 대응을 하지 않았다는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있다.
한반도의 평화을 담당해야 할 두 주무부처 ‘통일부’와 ‘국방부’가 이번 사건을 계기로 향후 어떻게 대응해 나갈지 관심이다.
당초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이날 오후 이산가족 유관단체와 차담회를 가질 예정이었지만, 전날 일정을 취소했다. 이는 우리 국민 피살 관련 현 상황을 감안한 차원의 결정으로 해석된다.
국방부도 현 상황에 대해 엄중히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서욱 국방부 장관은 이날 경기도 이천 특수전사령부에서 열린 제72주년 국군의날 기념행사에서 “우리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만반의 군사대비태세를 갖추겠다. 만약 북한이 이를 위협한다면 단호하게 대응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