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외교부 장관(왼쪽)과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0.9.25/뉴스1 © News1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25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공무원 피격 사건’에 대해 사과한 것과 관련, “매우 이례적인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이 장관은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현안질의에 출석해 “북한 최고지도자가 대한민국 국민과 대통령에 대해서 사과나 유감 표명을 한 적이 있는가”라는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이렇게 답했다.
그러면서 “신속하게 미안하다는 표현을 두 번씩이나 사용하면서 북의 입장을 발표한 적은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장관은 또한 “(대상이) 대통령은 아니지만, 2002년 박근혜 대통령이 당시 의원 신분으로 방북했을 때 김정일 위원장이 ‘극단주의자들의 잘못에 대해 미안한 마음’이라는 표현을 한 적은 있었다”고도 했다.
앞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서해 북단 소연평도 해상에서 실종된 공무원이 북한에서 총격 살해된 사건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과 남녁 동포들에게 커다란 실망감을 더해준 데 대해 대단히 미안하게 생각한다”는 내용의 통지문을 보내왔다고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전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남측에 보낸 통일전선부 명의의 통지문에서 “가뜩이나 악성 비루스(코로나19) 병마 위협으로 신고하고 있는 남녘 동포들에게 도움은커녕 우리 측 수역에서 뜻밖의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다만 이 장관은 “시신을 불태운 것이냐 아니면 단순한 부유물을 불 태운 것이냐와 관련해서는 저희들이 추정하거나 파악한 것과 차이가 있기 때문에 이후 관계기관 간에 협의를 거쳐서 추가적으로 조사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서 말끔히 정리하는 과정을 밟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재발 방지 대책에 대해선 “남북 간에 대화와 관계 복원 과정을 통해 구체화할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남북 간에 대화와 접촉이 이뤄지면 재발 방지를 위한 실제적으로 구체적인 조치들에 대해서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외통위에서 “김정은 위원장과 문재인 대통령과 우리 국민에게 미안하다고 했으며 재발 방지에 대해서도 북측 나름 조치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면서 “이런 것들이 변화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박왕자 희생 사건, 판문점 도끼 만행, 연평도 피격, 서해교전, 청와대 습격, 천안함 피격 등과 비교하면 상당한 정도의 변화인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논란이 된 문재인 대통령의 유엔 기조연설에 대해서도 불가피한 상황이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강 장관은 “(23일 새벽) 관계장관회의가 진행되는 동안에 이미 녹화된 내용이 영상으로 틀어지는 상황이었고, 우리가 가지고 있는 첩보가 정확하게 분석되지 않았다”며 연설을 미루거나 변경할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