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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화 “北 피살사건, 국제사회와 소통…폼페이오 방한 조율”

입력 | 2020-09-25 19:26:00

"국제형사재판소 제소 조건 충족 판단 어려워"
"공무원 피살 사건, 23일 낮 언론보도로 인지"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25일 북한군이 서해 북단 소연평도 해상에서 실종된 한국 공무원을 총살한 사건과 관련해 미국은 물론 국제사회와 소통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 장관은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현안질의에서 조태용 국민의힘 의원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15개국과 긴급히 전화 외교를 통해 우리의 입장을 설명하고 외교적 행동에 대한 준비를 해야 한다”고 지적한 데 대해 이같이 밝혔다.

강 장관은 “어제 미 국무부와 한반도교섭본부에서 소통이 있었고, (이도훈) 한반도교섭본부장이 27일 미국으로 출발한다”며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방한도 조율 중으로 소통이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북한의 반응을 보면서 우리가 이 상황에 대처를 해야 하는데 오늘 북한 측의 반응까지도 고려하면서 국제사회와 소통해야 한다”고 밝혔다.

강 장관은 피살 사건 발생 이후 대응과 관련해선 “외교적으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등 정부 차원의 성명과 추가 설명자료를 전 재외공관을 통해 각국에 설명토록 했다”며 “주한 외교사절을 통해서도 전화로 추가 면담을 통해서 지금까지 상황을 설명해 오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강 장관은 박진 국민의힘 의원이 “북한의 총격 사건과 관련해 국제형사재판소(ICC)에 책임자를 제소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한 데 대해서는 “ICC 문제를 유엔에서도 여러 번 다뤘지만 이 사건이 조건이 되는 지에 대해서 결론을 내리기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ICC는 몇 가지 특정 국제 범죄에 대해 관할권이 있고, 당사국이 아니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회부할 때 관할권이 생기고, 범죄가 체계적이고 광범위해야 한다는 여러 조건이 있다”며 “이 사건이 그런 조건에 충족시키는지 판단 내리기는 어려운 것이 아닌가”라고 덧붙였다.

강 장관은 국제사회에 이번 사건을 제기해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외교부에서 국제법상 법률 검토는 마쳤다. 법률을 검토해 어떤 조치가 가능한 지에 대해서는 정책적인 부분이 있다”며 “지금 그런 계획을 구체적으로 말하기보다는 상황을 평가하고, 북측의 반응을 면밀히 분석한 후에 관계장관 회의에서 결정한 부분”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외통위에서는 강 장관이 공무원 피살 사건과 관련해 23일 새벽 청와대 관계장관회의 소집 시점까지 몰랐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강 장관은 조태용 의원이 “피살 사건에 대해 언제 처음 알았냐”는 질문에 “언론 보도를 통해 처음 인지하게 된 것으로 이해한다. 23일 낮이었던 것 같다”고 답했다. 강 장관은 지난 17~18일 베트남을 방문한 후 재택 근무 중이었으며, 23일 오전 1시, 오전 8시에 진행됐던 두 차례의 관계장관 회의에 불참했다고 밝혔다.

이에 조 의원은 23일 오전 1시30분께 이뤄진 문재인 대통령의 유엔총회 연설을 거론하며 “남북관계에 엄청난 사건이 생겨서 그대로 보내야 할 지, 말아야 할 지 검토가 필요한 것인데 주무장관인 외교장관은 엄청난 일이 벌어진 것을 모르고 있었냐”고 반문했다.

그러자 강 장관은 “모르고 있었다”고 답했다. 강 장관은 “간단하게 라도 알고 계셨냐”고 되물은 데 대해서도 “모르고 있었다”고 재차 확인했다.

앞서 청와대는 지난 23일 새벽에 진행된 관계장관회의에 서훈 국가안보실장과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이인영 통일부 장관, 박지원 국가정보원장, 서욱 국방장관이 참석해 첩보의 신빙성을 분석하고 대책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후 문재인 대통령은 23일 오전 8시30분 첫 대면 보고를 받았다.

조 의원은 “외교안보시스템이 총체적으로 실패했다고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며 “외교부 장관이 이 일에 대해서 어떻게 언론보도를 보고 알게 되느냐. 잘못돼도 한참 잘못됐다”며 “앞으로 이런 일이 생기면 외교부가 처음부터 참여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강 장관은 “말씀하신 지적에 공감하는 부분”이라며 “앞으로 조율이나 소통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외교부도 노력하고, 안보실에도 요청하겠다”고 답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