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케이에프㈜

안동에 위치한 오케이에프㈜ 공장.
오케이에프가 처음 해외시장에 진출한 것은 1990년대 초다. 건강음료에 대한 관심이 높지 않을 때다. 국내 음료회사가 해외로 진출한다는 개념도 생소했다. 그러나 이상신 회장은 처음부터 해외시장을 노리고 사업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당시 유럽에서 건강음료에 대한 주목도가 높았던 것에 착안해 미용에만 쓰이던 알로에를 음료로 만들면 어떨까 생각했다. 발상의 전환이었지만 관건은 맛이었다. 누구나 좋아할 수 있는, 취향을 타지 않는 적당한 단맛을 찾아야 했다.

오케이에프㈜의 주력제품들.
한때 알로에벨라킹은 몽골에서 코카콜라보다 더 많이 팔린 음료로 기록됐고 코스타리카에서는 ‘국민음료’로 통한다. 음료 시장의 규모가 한국의 10배에 달하는 일본 시장 진출에도 성공했다.
오케이에프는 최근 국내 시장에서도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미국이나 일본 제품으로 오해받고 판매되는 사례를 접하게 되면서 국내 시장에도 적극적으로 뛰어들기로 마음먹은 것이다. 2019년에는 국내 최대 음료 전문 생산시설인 안동공장을 완공했다. 10년간 1600억 원을 들여 연간 30억 개의 음료를 생산할 수 있는 설비를 갖췄다. 국내 음료 소비량(연 68억 개)에 견줘 볼 때 이례적인 규모다.
오케이에프 안동공장은 단일 품목 생산 공장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인 9만9000m²로 10개의 메인라인과 7개의 서브라인, 제3 물류센터까지 갖춘 최첨단 생산기지로 연간 30억 병(경제가치 약 3조 원), 동시에 일일 800만 병(250 컨테이너) 이상 생산이 가능한 세계 최대의 멀티 베버리지 팩토리다. 현재 180개국에 수출 중인 OKF 브랜드의 전 제품과 코카콜라, 델몬트, 선키스트, 미닛메이드, 암웨이 등의 국내외 대기업 제품까지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으로 전 세계에 공급 중이다.
▶ 이상신 회장 인터뷰
“사업가라면 미래를 대비하는 지혜 필요”
오케이에프 이상신 회장(사진)은 “국내외 경제 위기를 맞닥뜨릴 때마다 장기적인 관점으로 상품의 본질적인 가치에 집중한 덕분에 흔들림 없이 사업을 펼쳐 올 수 있었다”며 “코로나 사태로 인해 위기감이 고조돼 있는 국면이지만 시대의 흐름을 읽어내고 끊임없이 도전한다면 우리 국민은 또다시 위기를 극복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케이에프는 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온 결과 현재 1000개 이상의 아이템을 운영 중이며 올해 말까지 70여 가지의 신제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이 회장은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을 거둔 이후에도 매년 50회씩 해외박람회에서 바이어들과 직접 대면하고 흐름을 파악해 위기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식품산업에서 최초로 ‘패키징’의 중요성을 입증하며 성공신화를 써낸 이상신 회장은 “국내 식품 수출이 20억 달러에서 시작해 100억 달러 수출을 달성하기까지 오케이에프에서 큰 기여를 했다. 국내 경제를 이끌 젊은 기업인들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세계 시장에 맞는 신제품 개발 및 정보기술(IT)을 접목한 새로운 마케팅 기법을 활용하는 등 끊임없는 도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상연 기자 j30130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