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30일 미국 방문…북핵 수석대표 협의 "대북 정책 전반에 관해 폭넓은 협의 계획"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석 달 만에 또다시 미국행 비행기에 오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 이후 두 번째 출장으로 대북 정책 전반에 대한 한미 간 심도 있는 협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 본부장은 27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에서 미국 워싱턴DC로 출국했다. 이번 방미는 지난 2일 한미 북핵 수석대표 유선 협의 시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가 이 본부장을 초청한 데 따른 것이다.
이 본부장은 오는 30일까지 미국에 머물며 비건 부장관과 북핵 수석대표 협의를 갖고, 미 행정부 인사들과도 두루 접촉할 예정이다. 외교부는 “현 상황 하에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에 진전을 가져오기 위한 양국 간 협력 방안 등 대북 정책 전반에 관해 폭넓은 협의를 가질 계획”이라고 밝혔다.
북한 통일전선부는 지난 25일 통지문을 보내 사건 경위를 설명하고, 사과 입장을 밝히며 피살 사건을 둘러싼 최악의 충돌은 피한 상태다. 정부가 전날 북측에 대해서도 추가 조사를 요구하고, 필요 시 공동조사도 요청키로 한 가운데 북한은 이날 시신 수색 활동에 착수했으며 시신을 찾을 경우 인도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한미는 이번 사건에 대한 정보와 판단을 공유하고, 향후 대응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할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 국무부는 북한의 해명과 사과에 대해 “도움이 되는 조치”라고 평가하면서 “동맹인 한국의 규탄과 북한의 완전한 해명에 대한 한국의 촉구를 완전히 지지한다”고 밝혔다.
당 창건 기념일을 앞두고 북한이 대규모 열병식을 준비하고 있는 정황이 포착된 가운데 한미는 북한의 군사적 도발을 막고, 대화 복귀를 위한 방안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미 정찰위성에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이 포착됐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지만 한미 안팎에서 도발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것이 대체적인 관측이다.
11월 미 대선 직전 북미 접촉이나 소규모 합의, 이른바 ‘옥토버 서프라이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북미 대화 재개를 위한 구체적인 논의가 이뤄질지도 관심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은 최근 대담에서 “공개적으로는 조용했지만 진행중인 많은 노력이 여전히 있다”며 북미 간 물밑 접촉을 시사하고, 긍정적인 전망을 내비쳤다.
이 본부장과 비건 부장관의 만남은 두 달 만이다. 지난 6월 북한이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한 다음 날 이 본부장이 극비리에 미국을 방문한 데 이어 지난 7월에는 비건 부장관이 한국을 찾았다.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이례적으로 한미 고위급 간에 긴밀한 협의가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