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는 강력한 봉쇄로 5월 이후 하루 평균 확진자가 200여 명으로 감소했지만 여름 휴가철을 맞아 조치를 완화한 뒤 8월부터는 하루 평균 400여 명으로 다시 늘었다. 세레나데가 흐를 것 같은 낭만적인 창문 너머에는 확진자 폭증 속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자영업자들의 눈물이 숨어 있다.
▷추석 연휴에 고향 대신 여행을 가는 ‘추캉스’(추석+바캉스) 인파가 폭증할 것으로 보인다. 강원도 호텔 예약률은 94%가 넘고, 제주에는 30만 명이 몰릴 것이라고 한다. 자연휴양림과 캠핑장 예약은 하늘의 별 따기다. 추캉스는 본래 대형 호텔업계가 마케팅으로 붙인 이름이다. 짧은 연휴에 해외에서 고생하지 말고 호텔에서 각종 패키지를 이용하며 편안하게 지내라는 ‘호캉스’(호텔+바캉스)를 추석 연휴에는 추캉스라고 불렀다. 하지만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한 귀성 취소 및 해외여행 차단과 맞물려 추석 연휴에 국내 여행을 떠난다는 뜻으로 사용되고 있다.
▷지자체들은 준전시 수준의 비상 상황에 들어갔다. 제주도는 체온이 37.5도가 넘으면 무조건 진단검사를 하고 결과가 나올 때까지 격리시키기로 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증상이 있는데도 오면 후회하게 될 것”이라고 공언했다. 강원도는 2주간을 특별방역기간으로 정하고 주요 관광지에 방역요원을 배치해 점검하기로 했다. 관광지 주민 중에는 방역에 동참하기 위해 고향에도 안 갔는데 정작 자신의 감염 위험은 더 커졌다며 한숨 쉬는 이들도 있다. 관광지 이전에 사람 사는 곳이고, 나는 놀다 가면 그만이지만 바이러스는 남는다는 점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
이진구 논설위원 sys120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