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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재난지원금보다 뜨거운 이름[윤희웅의 SNS 민심]

입력 | 2020-09-28 03:00:00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

주식투자 열풍이 심상치 않다. 부의 증식이 최고의 ‘미덕’이 되어 버린 사회에서 너도나도 ‘묻지 마 투자’ 대열에 뛰어들고 있다. 부동산 규제 강화로 자금 유입도 늘고 있다. 스마트폰 앱은 주식 투자를 편의점 과자 구입보다 더 쉽게 만들었다. 또 사람들은 스마트폰 검색을 통해 관심 종목의 주가 변동을 살핀다.

최근 상승장을 이끈 이른바 ‘BBIG’, 즉 바이오, 배터리, 인터넷, (온라인)게임 분야의 이른바 대장주들의 검색률을 살펴보았다. 상반기 내내 높았고 최근 더욱 치솟고 있다. 셀트리온, LG화학, 카카오 등이 어떤 일을 하고, 회사 위치가 어디인지 알아보려고 검색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을 것이다. 대부분 이들의 주가가 궁금했기 때문이다.

올 상반기 뜨거운 이슈였던 재난지원금과 비교해 보았다. 두 번에 걸친 재난지원금 지급은 숱한 논쟁을 낳았고, 수령 방식을 알아보려는 사람들은 포털 검색을 통해 정보를 입수했다. 1차 때는 전 국민 수령이 가능했기에, 또 즉각적으로 현금이 생기는 것이기에 그야말로 관심도는 비교대상이 없을 정도였다. 하지만 이런 재난지원금도 주요 주식 종목 검색률에는 미치지 못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주식에 몰입하고 있는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이다.

주식 투자에 대한 생각도 장밋빛으로 덮여 있다. 온라인 카페와 블로그의 주식 관련 문서에 들어있는 형용사와 동사 연관어를 살펴봄으로써 주식에 대한 시각이 어떻게 형성되어 있는지 알 수 있다. 오르다, 들어가다, 배우다, 좋다, 만들다, 해보다 등이 상위에 올라 있다. 주가가 오른다, 주식매수에 들어간다, 주식투자를 배운다, 어느 종목이 좋다, 주식계좌를 만든다, 주식투자를 해본다 등에서 확인된다. 또 사다, 받다, 모으다, 생기다, 벌다, 괜찮다, 트다, 쉽다, 새롭다, 뛰어들다, 늘리다 등 주식 투자에 적극적인 행동에서 나오는 표현들이 많이 발견된다. 어렵다, 떨어지다, 빠지다, 힘들다, 물리다, 무섭다, 망하다, 잃다 등의 부정적 표현도 들어있지만 별로 많은 양이 아니다.

주식 투자와 관련해 온라인에 글을 남기는 사람들은 절대적으로 긍정적인 기류를 쏟아내고 있다. 우려의 시각을 찾는 게 쉽지 않다. 지금 주식 투자에 대해 얼마나 낙관적인 시각이 팽배해 있는지 보여준다. 지난달 한국갤럽 조사에 따르면 주식투자자들의 무려 50%가 ‘올해 이익을 봤다’고 답을 하기까지 했다.

주식에 대한 우호적 분위기는 주식투자자를 불러 모으기 마련이다. 새롭게 주식계좌를 개설하는 사람들이 급격히 늘고 있다. 특히 젊은층에서 매우 많다. 국내 주요 6개 증권사의 올해 신규 계좌를 분석한 결과 20, 30대의 비중이 무려 57%를 차지했다. 수입이 안정적이지 않은 젊은 세대조차도 종잣돈을 마련해 주식 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다. 세대를 가리지 않는 주식열풍은 언제까지 이어질까. 과연 주식은 사람들에게 재난지원금 이상의 도움을 줄 수 있을까.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