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우리 국민 사살]北, 1999년 군사분계선 일방 주장 9·19군사합의 ‘평화수역’ 조성은 北 비협조로 진전없는 상태 해군-해경, 선박 39척 투입 집중수색
해양수산부 소속 어업지도원 이모 씨(47)의 시신 수색 과정에서 남측이 ‘자국 영해’를 침범했다면서 북한이 ‘서해 해상 군사분계선’을 거론하자 군 안팎에선 노골적인 서해 북방한계선(NLL) 무실화 의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서해 해상 군사분계선은 북한이 1999년 9월 서해 NLL 이남에 일방적으로 설정한 남북 경계선이다. 서해 NLL에서 길게는 50km 이남까지 설정돼 있다. 백령도 등 서북도서를 비롯한 광범위한 남쪽 해상이 모두 포함된다. 이를 인정할 경우 서북도서 일대는 물론이고 그 남쪽 수역까지 북한의 ‘안마당’이 되는 셈이다. 군 관계자는 “유사시 서북도서와 서울 등 수도권 방어 측면에서도 일고할 가치도 없는 억지 주장”이라고 말했다.
이에 맞서 우리 군은 서해 NLL을 인정하라고 북한에 줄곧 요구해왔다. 휴전 직후인 1953년 8월 유엔군사령관이 설정한 뒤 반세기 이상 남북 간 ‘실질적 해상경계선’ 역할을 해온 NLL을 공식 수용하라는 것이었다.
그간 정부는 9·19 합의문에 ‘서해 북방한계선’이 명시된 것은 북한이 실질적 해상경계선으로 인정한 근거라는 주장을 해왔다. 군 당국자는 “북한이 또다시 남측을 위협하며 서해 NLL 무력화 저의를 드러냄에 따라 정부의 인식이 안이했다는 비판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해양경찰청은 이 씨의 신과 유류품을 찾기 위해 인천 옹진군 연평도 인근 해상을 8개 구역으로 나눠 집중 수색을 하고 있다. 해경과 해군의 함정 29척과 어업지도선 10척 등 39척과 항공기 6대가 투입돼 연평도 서쪽부터 소청도 남쪽 해상까지 수색이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 인천=황금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