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정 수리 웬만한 중저가폰 가격 출고가 줄어도 액정 값은 그대로 가계통신비 매년 줄어든다지만 부대비용 늘어나 체감 안 돼
단말기 가격만 비싸진 게 아닙니다. 자연스럽게 액정 교체비용도 올라가게 됐습니다. 일부 기종은 44만 원에 달하는데요. 이는 출고가 대비 30%에 달하는 금액으로, 웬만한 중저가 스마트폰 가격과 맞먹는 숫자입니다. 스마트폰 한 번 떨어뜨리면 ‘곡소리’가 나는 이유입니다.
28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조명희 국민의힘 의원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2016~2020년) 간 고 사양 스마트폰 가격은 많게는 60만 원까지 오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애플은 어떨까요. 2016년 10월 나온 아이폰7 플러스의 출고가는 102만1900원이었습니다. 2019년 3월 나온 아이폰11 프로맥스(155만 원)과 비교하면 52만8100원(52%)이 올랐네요.
LG전자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2016년 3월 출시된 G5는 83만6000원. 2019년 10월 나온 V50S 가격이 119만9000원이었으니 43% 가량 상승했습니다.
그 동안 스마트폰 성능은 좋아졌으니 그만큼 돈을 더 내야하는 것이 당연한 이치일 겁니다. 무엇보다 기업들은 위험을 감수하고 혁신의 노력을 한 대가를 받는 것이니까요. 카메라 화소를 높여주었고, 펜을 쓸 수 있게 해주었고, 롱텀에볼루션(LTE)에서 5세대(5G) 통신을 이용할 수 있게 됐고, 이제는 액정이 접히는 세상까지 만들어줬으니 말이죠.
그런데 한 가지 아쉬운 부분은 있습니다. 스마트폰 가격이 오르면서 덩달아 액정 교체비용도 부담으로 다가오고 있다는 점이지요. 무엇보다도 출고가는 새 폰이 나오면 이내 떨어지지만 액정 교체비용 부담은 그만큼 줄어들지 않고 있습니다.
주목할 부분은 삼성전자 스마트폰 액정 교체비용은 출고가의 20% 수준으로 책정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갤럭시S7 엣지의 액정 교체비용은 19만3000원으로 출고가의 21% 수준이었습니다. 갤럭시S8+는 19%, S9+는 21%, S10+는 21%였습니다. 해당 기기들의 출고가가 인하된 점을 고려하면 이 비중은 조금 더 높아지지요.
애플은 액정 교체비용 더 부담이 큽니다. 아이폰11 프로맥스의 액정 교체비용은 무려 44만 원이었습니다. 출고가 대비 28%에 해당하는 금액이죠. 이동통신 3사에서는 아이폰11 프로맥스를 152만9000원(출고가 기준)에 구매할 수 있는데요. (이통사 관계자에 따르면 대량 구매를 통해 애플 공식 홈페이지 대비 단가를 낮출 수 있었다는 설명입니다.) 이 기준으로 보면 출고가 대비 액정 교체비용의 비중은 29%에 해당합니다.
다른 기기들은 어떨까요. 아이폰7 플러스는 해당 비중이 21%, 아이폰8 플러스는 20%, 아이폰XS 맥스는 29%였습니다. 삼성전자와 마찬가지로 출고가 인하를 염두에 두고 비중을 따져보면 30%가 훌쩍 넘어가게 됩니다.
LG전자의 G7, V40, G8, V50 등 스마트폰들도 해당 비중이 19~24% 수준이었습니다.
스마트폰 액정 교체를 하는 고객들은 제조사 공식 서비스센터를 먼저 찾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특히 아이폰 유저들은 조금 더 답답함을 느낄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지난해 대비 공인 서비스센터의 규모가 줄어들었기 때문입니다.
이는 삼성전자가 지난해 대비 동일한 개수(178곳)를 운영하고 있는 것과 LG전자가 소폭 늘린 것(167곳→171곳)과는 대비됩니다. 애플의 2분기(4~6월) 국내 점유율이 19%(카운터포인트리서치)로 LG전자(13%)보다 높은 점을 감안했을 때 서비스센터의 운용 방식은 다소 아쉬운점이 있습니다.
통계청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19년까지 가계통신지출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고 합니다. 2019년 현재 12만3000원으로 2015년 14만7700원 대비 많이 줄었죠. 전체 가계지출 중 통신이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5.8%에서 5%로 떨어졌고요.
하지만 소비자들은 이런 감소분에 대해 크게 체감하지 못하는 듯합니다. 더 빠른 통신망(5G)을 이용하는 데 따른 비용 부담 증가 등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액정 교체비용과 같은 부담이 덩달아 감소하지 않는 이유도 그 중 하나일 것이라 생각됩니다.
신무경기자 ye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