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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200만원 시대…액정 교체비도 40만원 대[신무경의 Let IT Go]

입력 | 2020-09-28 20:33:00

액정 수리 웬만한 중저가폰 가격
출고가 줄어도 액정 값은 그대로
가계통신비 매년 줄어든다지만
부대비용 늘어나 체감 안 돼




최고 사양의 스마트폰 단말기 가격이 200만 원 가까이 치솟고 있습니다. 실제 일부 기종(삼성전자 갤럭시 Z 폴드2)의 출고가는 239만8000원에 달합니다. 불과 3년 전 갤럭시노트8, 아이폰8 등이 출시될 때 스마트폰 100만 원 시대가 도래 했다는 이야기가 나왔는데요. 머지않아 스마트폰 한 대 값이 200만 원이 넘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단말기 가격만 비싸진 게 아닙니다. 자연스럽게 액정 교체비용도 올라가게 됐습니다. 일부 기종은 44만 원에 달하는데요. 이는 출고가 대비 30%에 달하는 금액으로, 웬만한 중저가 스마트폰 가격과 맞먹는 숫자입니다. 스마트폰 한 번 떨어뜨리면 ‘곡소리’가 나는 이유입니다.

28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조명희 국민의힘 의원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2016~2020년) 간 고 사양 스마트폰 가격은 많게는 60만 원까지 오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삼성전자가 2016년 3월 내놓은 당시 최고급 폰이던 갤럭시S7 엣지(64기가바이트 기준)의 출고가는 92만4000원이었는데요. 2020년 3월 선보인 프리미엄폰 갤럭시S20 울트라는 159만5000원으로 4년 새 최고급 폰의 가격은 67만1000원이 올랐습니다. 무려 73%나 상승한 셈이죠.

애플은 어떨까요. 2016년 10월 나온 아이폰7 플러스의 출고가는 102만1900원이었습니다. 2019년 3월 나온 아이폰11 프로맥스(155만 원)과 비교하면 52만8100원(52%)이 올랐네요.

LG전자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2016년 3월 출시된 G5는 83만6000원. 2019년 10월 나온 V50S 가격이 119만9000원이었으니 43% 가량 상승했습니다.

그 동안 스마트폰 성능은 좋아졌으니 그만큼 돈을 더 내야하는 것이 당연한 이치일 겁니다. 무엇보다 기업들은 위험을 감수하고 혁신의 노력을 한 대가를 받는 것이니까요. 카메라 화소를 높여주었고, 펜을 쓸 수 있게 해주었고, 롱텀에볼루션(LTE)에서 5세대(5G) 통신을 이용할 수 있게 됐고, 이제는 액정이 접히는 세상까지 만들어줬으니 말이죠.

그런데 한 가지 아쉬운 부분은 있습니다. 스마트폰 가격이 오르면서 덩달아 액정 교체비용도 부담으로 다가오고 있다는 점이지요. 무엇보다도 출고가는 새 폰이 나오면 이내 떨어지지만 액정 교체비용 부담은 그만큼 줄어들지 않고 있습니다.

앞서 살펴본 프리미엄 폰 갤럭시S20 울트라의 액정 교체비용은 28만6000원이었습니다. 출고가 대비 18%에 달합니다. 최근 갤럭시S20 울트라의 출고가가 인하(145만2000원)된 점을 감안하면 이 비중은 20%로 높아집니다.

주목할 부분은 삼성전자 스마트폰 액정 교체비용은 출고가의 20% 수준으로 책정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갤럭시S7 엣지의 액정 교체비용은 19만3000원으로 출고가의 21% 수준이었습니다. 갤럭시S8+는 19%, S9+는 21%, S10+는 21%였습니다. 해당 기기들의 출고가가 인하된 점을 고려하면 이 비중은 조금 더 높아지지요.

애플은 액정 교체비용 더 부담이 큽니다. 아이폰11 프로맥스의 액정 교체비용은 무려 44만 원이었습니다. 출고가 대비 28%에 해당하는 금액이죠. 이동통신 3사에서는 아이폰11 프로맥스를 152만9000원(출고가 기준)에 구매할 수 있는데요. (이통사 관계자에 따르면 대량 구매를 통해 애플 공식 홈페이지 대비 단가를 낮출 수 있었다는 설명입니다.) 이 기준으로 보면 출고가 대비 액정 교체비용의 비중은 29%에 해당합니다.

다른 기기들은 어떨까요. 아이폰7 플러스는 해당 비중이 21%, 아이폰8 플러스는 20%, 아이폰XS 맥스는 29%였습니다. 삼성전자와 마찬가지로 출고가 인하를 염두에 두고 비중을 따져보면 30%가 훌쩍 넘어가게 됩니다.

LG전자의 G7, V40, G8, V50 등 스마트폰들도 해당 비중이 19~24% 수준이었습니다.

조 의원은 “스마트폰 액정은 소비자 부주의로 한번 떨어뜨리기만 해도 손상될 수 있어 교체가 빈번하게 일어나는데 그 비용이 20만~40만원을 상회해 국민 가계에 부담을 주고 있다” 며 “신모델이 출시 될 때마다 액정 교체비용도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는 만큼 국민 부담으로 이어지지 않는지 정책적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스마트폰 액정 교체를 하는 고객들은 제조사 공식 서비스센터를 먼저 찾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특히 아이폰 유저들은 조금 더 답답함을 느낄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지난해 대비 공인 서비스센터의 규모가 줄어들었기 때문입니다.

2020년 9월 현재 애플의 경우 서울 강남구 가로수길에 있는 직영 애플스토어 서비스센터 1곳을 포함해 공인 서비스센터 84곳을 포함 총 85개곳이 있습니다. 지난해(88곳) 대비 줄어든 숫자입니다. 애플은 유베이스, 투바, 앙츠, 위니아에이드와 같은 공인 서비스센터를 지정해서 간접적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는 삼성전자가 지난해 대비 동일한 개수(178곳)를 운영하고 있는 것과 LG전자가 소폭 늘린 것(167곳→171곳)과는 대비됩니다. 애플의 2분기(4~6월) 국내 점유율이 19%(카운터포인트리서치)로 LG전자(13%)보다 높은 점을 감안했을 때 서비스센터의 운용 방식은 다소 아쉬운점이 있습니다.

통계청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19년까지 가계통신지출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고 합니다. 2019년 현재 12만3000원으로 2015년 14만7700원 대비 많이 줄었죠. 전체 가계지출 중 통신이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5.8%에서 5%로 떨어졌고요.

하지만 소비자들은 이런 감소분에 대해 크게 체감하지 못하는 듯합니다. 더 빠른 통신망(5G)을 이용하는 데 따른 비용 부담 증가 등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액정 교체비용과 같은 부담이 덩달아 감소하지 않는 이유도 그 중 하나일 것이라 생각됩니다.

신무경기자 ye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