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 3∼9월 거래 6만9209건 자금계획서 전수 분석 가족 돈 빌려 주택 구입한 비중 3월 4.2%→이달 10.6%로 급증세 젊은층 부동산 패닉바잉 여전… 이달 갭투자 37%는 30대 차지 서울 청약경쟁률도 68 대 1 치열… 조사 시작 2002년 후 가장 높아
국토교통부가 28일 국민의힘 김상훈 의원실에 제출한 자금조달계획서 분석 결과에 따르면 8월 들어 서울에서 신용대출을 받아 주택 구입자금을 충당한 거래가 8월 전체 거래의 20.6%를 차지했다. 거래 비중으로 치면 3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9월에는 17.9%로 소폭 줄었지만 올해 3, 4월(각각 10.4%, 16.5%)에 비해서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었다.
부모나 조부모에게 돈을 빌려 자금을 충당(직계존비속 차입금)한 거래 비중도 8월에는 전체의 9.3%였고, 9월에는 10.6%로 더 늘어났다.
전세보증금을 끼고 사는 ‘갭투자’도 여전히 선호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증금을 승계한 거래 비중은 8월 39.7%, 9월 36.9% 등 전체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했다. 정부가 6·17대책에서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경우 6개월 내 반드시 입주하도록 해서 ‘갭투자’를 사실상 차단했지만, 갭투자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이런 거래 중에는 30대 등 젊은층의 비중이 높았다. 8월 신용대출을 받은 거래가 1702건으로 이 중 30대 비중이 53.4%(910건)였다. 직계존비속에게 돈을 빌린 거래 770건 중 30대 비중 역시 54.4%로 절반을 넘겼다. 갭투자에서도 30대가 전체의 36.9%를 차지해 전 연령대 중 가장 많았다.
부모나 조부모에게 돈을 빌리거나 신용대출을 받는 등 ‘우회로’를 택한 거래에서 30대의 비중이 높은 이유는 주택담보대출이나 청약을 통한 아파트 매입이 사실상 막힌 상태이기 때문으로 보인다. 정부는 지난해 12·16대책에서 15억 원 초과 아파트는 주담대를 금지하고, 9억 원 초과분은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을 20%로 낮춘 바 있다.
청약 경쟁도 치열하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9월까지 서울 아파트 평균 청약경쟁률은 68 대 1로 조사가 시작된 2002년 이후 가장 높았다.
김상훈 의원은 “정부가 7·10대책과 8·4공급대책 등을 내놨지만 젊은층의 ‘내 집 마련’에 대한 불안감과 초조함을 여전히 해소해주지 못하고 있다”며 “수년 뒤에나 입주할 수 있는 3기 신도시 대신 당장 가능한 민간공급을 활성화할 방안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