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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 컨설팅]연금저축 인출할때 세금 줄일 방법은?

입력 | 2020-09-29 03:00:00


이호용 국민은행 WM 스타자문단 세무사

Q. 60대 A 씨는 5년 전 직장을 은퇴한 후 자영업을 하며 인생 2막을 보내고 있다. 노후 대비와 연말정산 절세를 위해 연금저축펀드에 가입해 20년간 꾸준히 적립했다. 그렇게 모인 돈이 약 1억 원. 현재 A 씨의 소득세율은 최고 구간에 해당한다. 자녀의 결혼을 앞두고 연금저축을 인출하려고 한다. 세 부담이 얼마나 되는지 궁금하다.


A. 연금을 수령할 때 과세 방식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면 A 씨가 부담해야 하는 세금은 3000만 원을 훌쩍 넘길 수 있다. 과세 방법이 다소 복잡하기 때문에 세금 부담을 간과한 뒤 나중에 불이익을 보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연금저축 계좌의 종류는 연금저축(신탁 펀드 보험)과 개인형 퇴직연금(IRP)으로 나눌 수 있다. 노후를 대비해 자금을 적립할 수 있는 구조는 물론이고 연금 수령 시 과세 방식도 같다. 다만 IRP계좌는 퇴직금을 수령해 한 번에 적립할 수 있다는 차이가 있다.

연금저축에 대한 기본적인 과세방식은 저축할 때 최대 15%의 세액공제를 적용해 세금을 돌려주되 55세 이후 연금을 수령할 때 5.5%(70세 이상 4.4%, 80세 이상 3.3%)의 세금을 부과하는 구조다. 노후자금 마련을 돕고 실질적인 노후생활비로 사용하도록 유도하기 위해서다. 연금 대신 일시금으로 수령하면 저축할 때 돌려받은 세금보다 높은 15%의 세율이 적용된다. 이 때문에 일반적으로 연금으로 수령해야 절세가 된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연금액이 연 1200만 원(월 100만 원)이 넘는 이른바 ‘연금부자’라면 상황은 달라진다. 종합 소득에 연금 소득을 합산해야 할 뿐 아니라 소득 구간에 따라 6.6∼46.2%의 세율이 적용된다. 연금을 받을 때 낸 5.5%에 추가로 세금을 더 납부해야 할 수도 있다. 고소득자라면 연금을 받을 때 최대 46.2%의 세금을 부담해야 한다.

연금계좌를 인출할 때 과세 방법은 인출한 금액의 원천 종류, 인출한 금액이 연금 수령인지 아니면 연금 외 수령인지에 따라 달라진다. 인출금의 원천과 인출 순서는 세법에 따라 납부할 세금 부담이 최대한 줄어들 수 있도록 ①연말정산 혜택을 받지 않은 원금 ②퇴직일시금 원금 ③연말정산 혜택을 받은 원금 ④원금 이외의 수익 순으로 지정돼 있다.

연금수령과 연금 외 수령 여부는 중요한 구분 요소다. 연금은 일반적으로 정기적으로 돈을 나누어 받는다는 의미이지만 세법에서는 55세 이후 연금 개시 신청을 하고 수령하게 될 금액이 일정 한도 이내여야 한다고 규정한다. 연금개시 신청을 하지 않았거나 신청을 했더라도 한도를 초과하면 연금 외 수령이 된다.

연금수령 한도액은 연초 연금계좌평가액/(11―수령연차)×120%이다. 60세(2013년 1월 1일 이후 신규 계좌는 65세)가 되면 한도 제한이 사라진다. 즉, 연금 개시 신청을 하고 한도액 제한이 없어지는 60세(65세) 이후에는 나눠 받지 않고 한꺼번에 받아도 연금 수령에 해당된다.

A 씨의 연금 수령은 일시 인출에 해당한다. 2013년 이전 계좌이기 때문에 60세 이상인 A 씨에게 연금 수령 한도액 제한이 사라졌다. 연금 개시 신청을 하면 연금 수령에 해당하지만 고소득자라는 점, 연 1200만 원을 초과한다는 점 때문에 종합소득에 합산된다는 맹점이 있다. 부담해야 할 세금은 총 4620만 원(1억 원×46.2%)으로 늘어난다.

하지만 연금 개시 신청을 하지 않고 수령하면 어떨까. 연금 외 수령이 되기 때문에 세금은 1650만 원(1억 원×16.5%)만 부담하면 된다. 종합소득에도 합산되지 않는다. 연금 개시 신청 여부에 따라 약 3000만 원의 세금 차가 발생하는 셈이다.

안타깝게도 ‘연금 수령하면 절세’라는 상식을 맹신하다가 오히려 수천만 원을 세금으로 내야 하는 경우가 매년 발생한다. 연금 수령 시 소득이 많다면 기타소득으로 분리 과세되는 것이 오히려 유리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이호용 국민은행 WM 스타자문단 세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