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 인터뷰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 28일 국회에서 동아일보와 단독 인터뷰를 하고 있다. 그는 “마치 자연재해를 위로하는 듯한 문재인 대통령의 태도는 진정성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28일 동아일보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북한의 우리 국민 사살 사건을 놓고 21대 국회 들어 처음으로 청와대 앞 1인 시위를 시작한 이유에 대해 “불완전한 임시평화는 더 이상 안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관련 검찰의 무혐의 결론에 대해선 “검찰이 막가자는 것”이라고 했고, ‘경제관련 3법’ 등 정기국회 논의 전략에 대해서도 소상히 밝혔다. 다음은 주 원내대표와의 일문일답.
○ “‘대통령 10시간’ 직무유기나 시스템 문제 의미”
―오늘 국회에서 대북 규탄결의안 처리가 무산됐다.
“더불어민주당은 북한이 부인하니 자기들(정부)이 발표한 조사 내용도 결의문에서 빼자고 하는데, 그런 결의안이라면 할 필요가 없었다. 우리 군이 입수한 SI(감청 등에 의한 특별취급정보)엔 북한이 태울 연자의 ‘연유(燃油)’를 써서 ‘연유를 바르고 (시신을) 태우라’라는 얘기를 했다고 한다. ‘몸에 바르고’라는 것이다.”
―여권에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사과를 놓고 ‘계몽군주’라는 평가도 나왔다.
“김정은을 계몽군주라고 하면 도대체 계몽군주 아닌 사람이 누가 있나. 발언을 한 유시민 작가의 뇌 구조를 한번 들여다봤으면 좋겠다. 북한을 국내 정치에 이용하려 하니 그런 얘기가 나온다.”
―‘문재인의 10시간’ 논란에 대해 “대통령은 주무셨냐”고 했는데, 당 차원에서 별도로 확인한 게 있나.
“오전 1시에 관계 장관들이 청와대에서 회의를 여는데 참석하지 않은 건 직무유기에 가깝다. 그런 중대한 회의가 소집될 상황에 대통령을 깨우지 못했다면 국가 시스템에 커다란 문제가 있다는 얘기다. 군경 함정 20척과 해군 헬기 2대가 수색하던 상황 아닌가.”
○ “추미애 수족이 내린 결론, 못 믿어”
―검찰이 추미애 장관 아들 의혹에 대해 무혐의 결론을 발표했다.
“7개월이나 수사를 안 하고 미뤘다가 추석을 앞둔 이제 와서…. 애초에 추 장관을 돕고 윤석열 검찰총장과 싸우던 사람들을 내려보낸 뒤 내린 결론 아닌가. 추 장관의 수족이 가서 추 장관에 대한 무혐의 결론을 내린 걸 우리가 어떻게 믿을 수 있나. 야당의 의석이 과반이 됐다면 (특검을 의식해서라도) 검찰이 저따위 결정을 못 했을 것이다. 특검 추진과 고발인 항고를 검토하겠다.”
―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는 이른바 ‘공정거래 3법’을 정기국회에서 처리하자고 한다.
“‘임대차 3법’을 그렇게 처리해 놓고 부끄럽지도 않나. ‘임대차 3법’을 여당이 단독 처리하는 걸 봤듯, 여당은 법 하나가 가지는 영향력에 대해 너무 고려 없이 마구잡이로 하고 있다. 처리시기도 정할 수 없는 사안이다.”
―경제 3법과 관련해 김종인 비대위원장과 갈등이 있다고 알려졌는데….
“갈등이란 건 잘못된 말이다. 김 위원장과 당과 상임위에서 법안에 관한 충분한 자료를 의원들이 공유하고 정책 의총을 통해 정하자는 공감대를 가지고 있다. 기업 경영의 투명성과 관련한 오너 리스크가 제거되고 국제 경쟁력에 도움이 된다면 그 방향으로 가야 한다.”
○ “김종인 비대위 85점 이상 성과”
―비대위 출범 뒤 지지율이 잠시 오르다 지금은 정체기다. 원인이 뭔가.
“지지율은 조만간 ‘퀀텀 점프’를 할 거라고 본다. 지금 여론조사 샘플과 실제 민심 사이의 차이를 많이 느끼고 있다. 조만간 서울시장 보궐선거 등을 앞두고 아주 급격한 변화를 겪을 것으로 본다.”
―김종인 비대위 개혁 성과를 100점 만점을 기준으로 평가한다면….
“85점 이상 주고 싶다. 김 위원장이 당을 맡은 이후 당 혁신 성과뿐 아니라 안정을 찾은 것만 해도 상당히 평가를 할 만하다. 이제는 정책 내용과 지지자에 대한 외연 확장에 집중해야 한다.”
―차기 대선 주자나 서울시장 주자가 마땅찮은 것도 큰 문제 아닌가.
“서울시장이나 대선 경선은 최대한 많은 사람이 결정에 관여하고 재미도 있어야 하며, 단계적으로 진행돼 관심을 집중시키는 식이어야 한다. 그런 과정을 어떻게 설계하느냐가 승리의 가장 큰 요인이 될 것이고, 추석 연휴 뒤 선거기획단을 발족하면 움직임이 가시화될 것이다.”
최우열 dnsp@donga.com·박민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