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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인샬라’ 발언에 SNS서 “이슬람 모욕” 발칵

입력 | 2020-10-01 12:36:00

"결코 하지 않을 일" 뜻하는 이슬람 표현
사우디·아랍 등에서도 "눈살 찌푸렸다"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가 지난달 29일 진행한 첫 TV 토론회에서 “인샬라(Inshallah)”라고 발언한 뒤 논란이 일고 있다. 이슬람 문화를 모욕했다는 비판이 나오며 중동 현지 매체의 비난도 이어졌다고 30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보도했다.

바이든은 29일 토론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탈세 의혹을 놓고 입씨름을 하던 중 트럼프 대통령이 “곧 납세 자료를 보게 될 것”이라고 말하자 “언제? 인샬라?”라고 대응했다.

‘인샬라’는 이슬람 문화권에서 사용되는 표현으로 ‘신의 뜻에 따라’ 혹은 ‘신의 뜻이 그렇다면’ 등의 뜻이다. 실생활에서는 절대 일어나지 않을 일을 암시할 때 사용한다.

CNN은 이슬람 국가에는 “인간은 계획을 하고, 신은 웃는다”라는 속담이 있다며 인샬라는 곧 “결코 벌어지지 않을 일”이란 뜻을 내포한다고 전했다.

예를 들어 아이들이 뭔가를 사달라고 요구할 때 부모가 ‘인샬라’라고 답한다면, 이는 사주지 않겠다는 말이다. 지킬 수 없는 시간 약속에 대해서도 이슬람 사람들은 ‘인샬라 타이밍’이라고 표현한다.

바이든의 ‘인샬라’ 발언에 이슬람 현지에서도 “눈살을 찌푸렸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 방송이 알아라비야와 아랍에미리트의 국영 신문이 더내셔널 등은 바이든의 발언을 집중 보도하며 “이슬람 문화를 경멸했다”고 해석했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기고하는 아랍계 정치 평론가 와자핫 알리는 “인샬라라는 말을 했다고 그가 무슬림이 되는 건 아니다”며 황당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중동·북아프리카 지역(MENA) 전문 정치 평론가인 메리엄 마스무디는 트위터에 “이슬람을 상해로 한 혐오와 폭행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바이든의 선거운동이 이슬람계 미국인에 베푼 건 너무나 부적절하게 사용된 ‘인샬라’라는 표현 뿐”이라고 날을 세웠다.

아랍의 한 정치학 교수는 자신의 트위터에 “이번 토론은 혼란스러운 입씨름”이었다며 “어떻게 미국의 정치가 이렇게까지 쇠퇴했는가?”라고 비난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