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그램 팔로워만 28만 명 육박 꼭 ‘실력=인기’아니더라도 특별한 존재감 바비인형 걸비스 평생 1승이 큰 자산
적어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인스타그램 팔로워 숫자만 비교하면 그런 평가가 나올만 하다. 그의 팔로워는 2일 현재 27만9292 명에 이른다. 열성 팬이 많기로 유명한 전인지(7만8537명)와 박성현(9만1034명)을 합해도 유현주를 넘지 못한다. 이번 시즌 KLPGA투어 상금 랭킹 1위 박현경은 3만7000 명 정도다. 역시 SNS에서 강세를 보이는 안신애는 약 18만 명이다. KLPGA투어 관계자에 따르면 “정확한 집계는 하지 않았지만 회원 가운데 유현주가 팔로워가 가장 많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유현주가 뜨거운 시선을 받는 것은 뛰어난 외모와 패션 감각이라는 게 공통적인 의견이다. 인스타그램 활동에도 적극적이다. 필드 안팎에서 자신의 진솔한 모습을 스스럼없이 드러내고 있다.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유현주가 드라이버 샷을 준비하며 몸을 풀고 있다. 주현희 스포츠동아 기자 teth1147@donga.com
대회에 출전하면 카메라에 집중 표적이 되는 유현주는 “많은 관심을 갖는 건 선수로서 기쁘고 감사한 일이다. 내가 외모만 갖고 있는 건 아니고 외모가 부각되는 것이 부정적인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유현주가 호쾌한 드라이버 티샷을 날리고 있다. KLPGA 제공
지난해 11월 KLPGA투어 시드 순위전에서 30위에 올라 올해 조건부 시드를 받고 정규투어에서 뛰고 있다. 이번 시즌에도 6차례 컷탈락하며 최고 성적은 7월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에서 기록한 공동 25위. 지난주 팬텀클래식에서 1라운드 공동 선두로 마쳤으나 최종 성적은 42위였다. 상금 랭킹 95위에 처져있어 내년 시즌 정규투어에서 뛰려면 시드전을 거쳐 살아남아야할 형편이다.
인기가 거품이라거나, 운동에 더 전념해야 한다는 여론도 있다. 하지만 정글에 비유되는 KLPGA에서 정규투어 무대를 지키는 것 자체가 의미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2,3부 투어에 걸쳐 치열한 생존경쟁이 펼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유현주도 “골프를 열심히 하려고 애쓸 뿐이다. 뛰어난 기량이 없다면 1부 투어에서 뛰는 것 자체가 어렵다”고 말했다.
대회 도중 후원사 부채를 들고 나온 유현주. 박준석 작가 제공
인터뷰하고 있는 내털리 걸비스. 동아일보 DB
자신의 높은 상품성에 대해 “대회 때는 물론이고 필드에서 쉬더라도 방송을 통해 내 성격을 마음껏 보여준 게 인기의 비결”이라고 털어놓았다. SNS가 활발했던 시절이었다면 그의 가치는 더 하늘을 찌를 수 있었다.
스폰서 업체를 각별하게 챙기기로 유명한 걸비스는 당시 만남에서 묻지도 않은 후원사를 치켜세우기도 했다. “테일러메이드 클럽을 사용하면서 정확도가 높아졌다”, “아디다스 의류 덕분에 좋은 옷을 많이 입게 됐다” 등의 식이다. 걸비스의 이런 모습에 후원 업체는 흐뭇할 수밖에 없다.
LPGA 인기스타로 이름을 날렸던 내털리 걸비스. 동아일보 DB
유현주도 누구보다 우승 트로피를 간절히 원할지 모른다. 정상에 오른다면 본인 뿐 아니라 팬, 스폰서 모두에게 큰 선물이 될 것이다. 하지만 개성 있는 존재감만으로도 KLPGA투어를 빛내는 훌륭한 흥행카드가 된다는 사실 만큼은 분명해 보인다.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