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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콜라 사기 의혹 속…수소 상용차 독주 현대차 ‘눈길’

입력 | 2020-10-03 10:33:00

사우디 아라비아로 수출되는 일렉시티 FCEV(뉴스1DB)© 뉴스1


미국 수소트럭 스타트업인 니콜라를 둘러싼 사기 의혹이 불거지며 세계 최초로 수소전기 상용차 양산을 시작한 현대자동차에 관심이 쏠린다.

니콜라의 사기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할 문제지만 이번 사태는 현대차의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이 쉽게 개발하기는 어려운 기술이라는 점을 재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현대차는 협업을 원하는 니콜라의 제안을 두 차례 거절한 전례가 있다. 경쟁브랜드와 비교해 수소연료전지 부문에서 별다른 기술을 증명하지 못한 니콜라와 협업 관계를 맺을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던 것으로 보인다.

3일 현대자동차에 따르면 스위스에 10대를 수출한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의 1회 충전거리는 약 400㎞다. 충전 시간은 8분에서 20분이 걸린다.

해당 차량은 총 중량(연결차 중량 포함) 34톤급 대형 카고 트럭이다. 2개의 수소연료전지로 구성된 190kW급 수소연료전지시스템과 최고출력 350kW(476마력)급 구동모터가 탑재됐다.

최근에는 사우디아라비아에 넥쏘(2대)와 수소전기버스 일렉시티 FCEV(2대)를 수출했다.

차세대 수소전기차 넥쏘 상용화 후 현대차는 전북 전주공장에 세계 최초의 수소전기 상용차 양산체제를 구축했다. 니콜라의 사기의혹으로 수소전기차 부문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보인 업체는 거의 없다. 이런 상황에서 현대차가 수소상용차 양산체제까지 구축한건 상당한 기술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사실을 방증한다.

현대차가 유럽을 중심으로 수소상용차 보급에 주력하는 이유는 주행거리가 길고 적재용량이 큰 운송수단에서 수소연료전지시스템 효율이 더 우수하기 때문이다.

수소위원회 연구 보고서 결과 10톤 이상 트럭에 화물을 가득 싣고 하루 100㎞ 넘게 주행할 경우 전기차보다 수소연료전지차의 에너지 효율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적재용량이 크고 주행거리가 늘어날수록 수소 효율이 더 높은데 이는 배터리 용량을 기하급수적으로 확대하기 어려운 순수 전기 운송수단의 활용성이 수소 에너지 대비 낮다는 의미다.

현대차 입장에서 수소트럭을 무기로 상용차 부문을 공략하면 향후 세단 등으로 수소차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넥쏘 양산으로 다른 경쟁 브랜드와 비교해 수소부문에서 기술 우위를 점하고 있는 현대차에겐 가장 좋은 전략이다.

특히 유럽을 중심으로 내연기관 퇴출에 나섰다는 점이 호재다. 유럽연합(EU)은 수소시장 규모를 기존 20억유로(2조7200억원)에서 1400억유로(190조4000억원)로 70배가량 키우는 내용의 수소 육성전략을 발표했고 미국 캘리포니아주는 내연기관 차량 판매를 순차적으로 금지할 방침이다.

2013년 세계 최초의 양산형 수소차 투싼 FCEV를 선보인 뒤 인프라가 갖춰진 유럽 판매에 매진했던 현대차 입장에서는 기회요인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는 EU의 그린 딜 정책 추진 이전 스위스에 유럽 수소상용차 판매 현지법인을 설립했다”며 “이를 전초기지로 수소상용차 보급을 확대하면 장기적으로 연료전지 스택 등 핵심부품 판로 개척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