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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다녀온 후 감기증상?…2000만명 대이동에 ‘조용한 전파’ 꿈틀

입력 | 2020-10-04 12:29:00

© News1


이번 추석연휴에 2700만명이 넘는 대규모 인구이동이 예상된 만큼 명절 이후 방역당국은 ‘조용한 전파’를 통한 신규 확진자 발생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번 추석 연휴가 신규 확진자 발생에 얼마나 영향을 미쳤느냐는 10월 둘째 주에 그 윤곽이 나올 전망이다.

지난 4월 말과 5월 초 연휴 직후, 8월 초 여름휴가 직후 대규모 집단감염을 경험한 탓에 방역당국은 어떤 형태로든 새로운 집단감염이 나올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연휴 일평균 이동인구 460만명…부산서 귀성객 2명 확진 판정

국토교통부와 한국교통연구원은 5일간의 이번 추석연휴 기간에 2759만명, 일평균 460만명이 이동할 것으로 예측했다. 지난해 추석연휴에 일평균 643만명이 이동한 것과 비교하면 28.5%(183만명)나 줄어든 수치지만, 코로나19 유행 상황에서는 위험천만한 상황이다.

4일 중앙방역대책본부(이하 방대본)에 따르면 지난 9월 27일~10월 3일 일주일간 발생한 일일 신규 확진자는 ‘95→50→38→113→77→63→75명’ 흐름을 보였다. 일주일 중 하루만 세 자릿수이고, 나머지 6일은 두 자릿수를 보였다. 하지만 이 같은 확진자 흐름이 유지될지 장담하기 어렵다.

불안한 신호는 벌써부터 나타나고 있다. 거주지를 벗어나 타지역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된 사례가 속속 나타나고 있어서다. 부산에서는 귀성객 2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추석연휴 때 상주 별장을 방문한 서울 거주자도 양성 판정을 받았다.

권준욱 방대본 본부장은 3일 온라인 정례브리핑에서 “역학조사팀을 통해 귀성객 또는 귀경객 중 확인한 코로나19 확진자는 2명”이라며 “2명 모두 부산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됐다”고 말했다.

현재 부산은 수도권에 버금가는 유행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 2일 0시 기준으로 18명의 확진자가 무더기로 쏟아졌다. 이들 중 2명은 해외유입 확진자다. 이날 부산의 일일 확진자 규모는 2월 25일 21명을 기록한 이후 220일 만에 최대이자, 역대 두 번째로 많은 규모였다.

이어 3일 0시 기준으로는 8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다. 부산에서는 북구 2명, 동래·해운대·금정·사상·부산진구에서 각각 1명씩 총 8명(부산 441~448번)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방역당국은 추석연휴가 끝나지 않았고 이동하는 인구가 더 있다는 점, 코로나19 최장 잠복기가 14일인 점을 고려해 귀성·귀경객 확진, 타지역에서 코로나19를 전파 또는 감염된 사례가 추가로 나올 것으로 내다봤다.

◇방대본 “의심증상 있으면 검사”…3밀 환경 노출·복지시설 종사자 특히 주의

방역당국은 그동안 고령자와 기저질환자 등 고위험군의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방역 활동의 최우선 과제로 제시했다. 특히 사회복지서설과 요양병원, 의료기관에 입원한 노인들이 코로나19에 감염될 경우 치명률(사망자/확진자)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밀접과 밀폐, 밀집 등 3밀 환경에 노출된 사람도 마찬가지로 주의가 필요하다.

이 같은 우려는 점차 현실이 되고 있다. 방대본에 따르면 경기 포천시 소재 소망공동체요양원에서 지난달 21일 첫 확진자가 발생 후 13명의 확진자가 늘어 새 집단감염으로 분류됐다. 구분별로는 요양원 종사자 3명, 입소자 3명, 가족 및 지인 7명, 기타 1명 등 14명이 누적 확진됐다.

전체 감염자 14명 중 입소자는 3명에 그쳤지만, 종사자들이 감염된 점을 고려하면 추가 확진자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 귀향길 대규모 인구이동 외에도 전국으로 잠복감염이 퍼질 가능성도 남은 상황이다.

잠복감염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몸 안에 침투해 증식하기 시작했으나, 겉으로는 그 증세가 전혀 나타나지 않는 미확인 감염자를 말한다. 감염자 스스로도 감염된 사실을 모를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예측불허 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문제다.

이번 추석연휴 잠복감염자가 고향에 내려간 뒤 나이가 많거나 기저질환이 있는 고령의 부모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하는 상황은 방역당국이 상정한 최악의 시나리오다. 차례를 치를 때도 계속해서 마스크 착용을 강조한 이유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명절 이후에 지난 5월과 8월에 겪은 재유행을 다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며 “의심증상이 있으면 즉시 검사를 받아야 하고, 당국도 방역 그물망을 넓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방역당국은 사회복지시설 종사자와 3밀 환경 노출자, 고향 방문자 등을 대상으로 추석연휴 직후 의심증상이 있으면 선별진료소를 방문해 줄 것을 당부했다. 권준욱 부본부장은 “신속하게 검사와 진단을 받아야 코로나19가 지역사회로 확산하는 것을 차단한다”며 “방역당국도 경계심을 높여 감염병 관리와 유행 억제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