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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이 걸렸다면 누구도 못 피해” 트럼프 지지자들 마스크 없이 집회

입력 | 2020-10-04 15:13:00


3일 미국 뉴욕시 스태턴아일랜드의 한 주차장.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 수백 명이 집회를 열었다. 대부분은 마스크를 쓰지 않거나 턱에 걸친 채 ‘4년 더’(Four more years)를 외치며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기원했다. 이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확진된 트럼프 대통령의 회복을 위해 두 손을 맞잡고 기도했다. 하지만 정작 자신들은 사회적 거리 두기를 지키지 않고 촘촘하게 모였다.

2일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감염 사실이 알려진 뒤 첫 주말인 이날 미국 곳곳에서 대통령 지지 집회가 잇따랐다. 하지만 시위대들 사이에 방역 지침이 잘 지켜지지 않는 장면들이 여전히 눈에 띄었다. 전국을 돌며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지지 행사를 여는 ‘팀 트럼프 버스 투어’도 이날 아이오와주에서 계속됐지만 참가자에게 마스크는 의무사항이 아니었다.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의 확진 이후 백악관 직원들이 마스크 착용을 시작하고 선거운동이 대거 온라인으로 대체됐지만 정작 아직도 많은 지지자들은 바이러스에 대한 생각을 바꾸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오히려 “대통령마저 걸렸다면 어차피 누구도 감염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논리로 마스크 착용 등 방역조치를 더욱 거부하고 있다는 것이다.

공화당의 일부 정치인들도 지지자들의 이런 모습을 부추기고 있다. 맷 가에츠 공화당 하원의원(플로리다)은 “이 바이러스가 백악관과 대통령의 몸속까지 침투했다면, 감염에서 안전한 곳은 없을 것”이라며 봉쇄조치를 해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론 존슨 상원의원도 “마스크에 대한 나의 의견은 지금도 변하지 않았다”며 “마스크는 만병통치약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