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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앱장터 수수료 후폭풍… 카카오, 원스토어 입점 등 검토

입력 | 2020-10-05 03:00:00

카카오, 구글과 협력관계 균열… 대안으로 국내 앱마켓 ‘노크’
자체 결제시스템 확대도 검토… 전문가 “점유율 격차 극복 힘들것”




구글이 자사 애플리케이션(앱) 장터인 플레이스토어에서 판매되는 모든 앱과 콘텐츠에 수수료 30%를 강제하기로 하면서 카카오를 비롯한 개발사들이 국내 앱 마켓 입점과 웹 결제 확대 등 대안 마련에 나섰다.

4일 카카오 측은 “구글의 자사 결제 시스템(구글 빌링) 의무화 조치로 원스토어 입점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카카오는 그동안 웹소설, 웹툰을 서비스하는 카카오페이지와 다음 웹툰, 음원 서비스 멜론 등 콘텐츠 앱을 SK텔레콤과 네이버가 주주사로 있는 국내 앱 마켓 원스토어에 입점시키지 않았다.

카카오가 원스토어에 입점하지 않은 것은 구글과의 모종의 협력 관계가 존재했기 때문이다. 카카오는 2016년 이동통신 3사와 네이버가 원스토어를 만들 당시 지분 투자를 검토했지만 결국 참여하지 않았다. 하지만 구글 빌링 의무화 조치로 카카오가 대안 앱 마켓 입점을 검토하면서 파트너십에 균열이 생기게 됐다.

카카오는 웹 결제 확대도 검토할 계획이다. 카카오는 지난해 12월부터 카카오톡 이모티콘 가격을 구글 운영체제(OS)를 쓰는 안드로이드폰에서도 애플 OS를 이용하는 아이폰과 동일하게 2500원으로 인상했다. 반면 ‘카카오톡 이모티콘샵’이라는 별도 웹사이트에서 결제 시 매달 20% 할인해 주는 등 가격에 차등을 뒀다. 해당 사이트에서는 구글 빌링 대신 자사 결제 시스템인 카카오 빌링으로 결제토록 유도하고 있다. 카카오페이지, 다음 웹툰, 멜론 등도 웹 결제 페이지를 갖고 있어 구글 빌링 의무화가 현실화되면 카카오톡 이모티콘샵처럼 가격을 차등 적용할 여지가 있다.

구글은 2021년 10월부터 기존 콘텐츠 앱에 대해 개발사 자체 결제 시스템 이용을 금지할 예정이지만 여타 앱스토어에 앱을 등록하거나 웹 결제를 두는 것은 허용하고 있다. 다만 앱에서 개발사 웹 결제 페이지로 유도하는 방식은 정책 위반으로 금지하고 있다.

카카오 외에 콘텐츠 개발사들도 구글 정책 변경에 따른 대안 찾기에 나선 상황이다. NHN의 음원 서비스 벅스는 현재 원스토어 입점을 협의하고 있다. SK텔레콤 음원 서비스 플로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웨이브, KT의 음원 서비스 지니뮤직과 OTT 시즌 등도 원스토어와의 협력 관계 강화를 검토하고 있다.

다만 원스토어 입점, 웹 결제 확대 등 ‘구글 대안 찾기’의 실효성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원스토어의 시장 점유율이 10% 대에 불과한데다 소비자들이 웹 결제보다는 편리한 인앱 결제를 선호하고 있기 때문이다. 개발사들이 웹 결제를 확대할 경우 구글 측의 마케팅 축소, 앱 퇴출 등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콘텐츠 앱 개발사 관계자는 “구글의 앱 마켓 수수료 인상 이슈가 불거지면서부터 가능한 모든 대안들을 구체화하고 있지만 소비자 습관을 바꾸지 않는 이상 제3의 앱 마켓이나 웹 결제가 큰 도움은 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무경 yes@donga.com·이건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