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켈 총리 등 사회통합 강조 극우정당, 동독지역 박탈감 이용… 지방선거 통해 제3당 약진하기도
“우리가 걸어온 길이 자랑스럽다. 오늘날의 독일은 역대 최고의 독일이다.”
3일 독일 브란덴부르크주 포츠담에서 열린 ‘통일 30주년’ 기념식에서 앙겔라 메르켈 총리,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이 강조한 말이다. 독일은 1945년 제2차 세계대전 패전 이후 민주주의 서독과 공산주의 동독으로 분단됐다. 1989년 11월 9일 분단을 상징하던 베를린 장벽이 무너졌고 이듬해 10월 3일 통일이 완료됐다.
메르켈 총리와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이날 “불이익을 받는다고 계속 느끼면 (독일의) 응집력이 무너진다”며 사회통합의 중요성을 내새웠다. 동독 체제를 종식한 혁명가들을 위한 기념비 건립도 추진하기로 했다. 샤를 미셸 유럽연합(EU) 의장 역시 트위터에 “자유, 민주주의, 인권의 가치로 만들어진 독일 통일이 EU 확장에 기여했다”고 치하했다. 통일 30주년을 맞아 ‘동서 간 격차’가 얼마나 좁혀졌는지를 알리는 것이 정부 화두라고 공영방송 도이체벨레 등이 전했다.
하지만 양측의 심리적 거리감은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 특히 옛 동독 주민의 상대적 박탈감이 여전한 상황에서 시리아 내전 등으로 2015년부터 중동 난민이 물밀 듯 몰려들자 ‘독일을 위한 대안(AfD)’ 등 극우정당이 약진하고 있다. AfD는 2017년 총선과 지난해 지방선거를 통해 집권 우파 기독민주당 연합, 좌파 사회민주당에 이은 제3당으로 급부상했다.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