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속 요트 사러 미국行 파문 확산… 康남편 “만날 집에 있을수는 없어” 6월에도 그리스 가려다 취소… 康 “오래 계획하고 미루다 간 것” 美사이트 판매상 “해당 요트 팔려”… 여야 “국민은 고향도 안가는데” 비판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남편인 이일병 연세대 명예교수가 3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출국하고 있다. KBS 영상 캡처
강 장관 남편인 이일병 연세대 명예교수의 블로그 등에 따르면 이 교수는 미국 뉴저지 인근 뉴욕에서 요트를 구입해 미 동부 해안을 여행할 계획이라고 밝힌 뒤 3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했다. 이 교수가 구입할 것이라고 밝힌 요트는 ‘캔터51 파일럿하우스(Kanter 51 Pilothouse)’로 부엌과 객실 3개를 갖췄다. 건조한 지 30년이 지난 중고임을 감안하더라도 가격이 약 1억4000만∼2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 교수는 요트를 사기 위해 자신이 가지고 있던 9000만 원에 사위에게서 7000만 원을 빌리고 6000만 원 정도를 신용대출 받기로 했다고 올렸다. 이 교수가 사려던 요트가 매물로 나왔던 미국 요트 거래 사이트의 판매상은 동아일보에 “이 요트가 팔렸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인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그냥 자유여행이다. (코로나가) 걱정돼서 마스크 많이 갖고 간다”라며 “만날 집에서 그냥 지키고만 있을 수는 없으니까”라고 했다. 외교부는 3월 23일부터 코로나19 감염과 확산을 막기 위해 미국을 포함해 전 세계 국가에 특별 여행주의보를 내린 상태다. 여행을 금지한 것은 아니지만 취소하거나 연기할 것을 권고한 것이다.
파장이 커지자 강 장관은 4일 기자들과 만나 “어쨌든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상황에 대해 (남편이) 잘 알고 나도 설명했지만 결국 본인이 결정해서 떠났다. 오래 계획하고 미루고 미루다 간 거라 귀국하라고 얘기하기도 좀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신영대 대변인 브리핑에서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은 부적절한 처사”라며 “코로나19로 명절 귀성길에 오르지 못한 수많은 국민께 국무위원의 배우자로 인해 실망을 안겨 드린 점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국민의힘 김은혜 대변인은 “코로나19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는 죽어나가는데 고관대작 가족은 여행에 요트까지 챙기며 욜로(Yolo)를 즐긴다. 그들만의 추석, 그들만의 천국”이라고 비판했다.
강 장관의 거취를 놓고 여권에선 의견이 엇갈리는 분위기다. 한 여권 관계자는 “강 장관 스스로 거취를 결단해야 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없지 않다”고 했다. 하지만 또 다른 관계자는 “그렇다고 강 장관에게 이혼을 요구할 것이냐”며 경질 가능성을 일축했다.
최지선 aurinko@donga.com·황형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