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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윤석… KBO 첫 만루홈런 포함 사이클링 히트

입력 | 2020-10-05 03:00:00

한화전 2루타→안타→홈런→3루타… 최소 타석-최소 이닝 타이기록도
5안타 7타점 맹타… 롯데 4연승
2014년 육성선수로 입단 늦깎이 “믿기지 않아… 팀 주축 되는게 꿈”
NC, 삼성 격파… 2위와 8경기차




프로야구 롯데 오윤석이 4일 부산사직구장에서 열린 한화와의 안방경기 5회말 사이클링 히트를 완성하는 3루타를 치고 있다. 오윤석은 경기 후 “1루 베이스를 밟을 때 더그아웃의 동료들이 ‘가라’고 소리쳐서 (사이클링 히트에) 3루타만 남은걸 알았다”고 말했다. 롯데 제공

우중간을 가른 타구는 펜스까지 굴러갔다. 2루 베이스를 밟은 롯데 오윤석(28)은 이를 악물고 3루까지 내달렸다.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으로 3루에 도착한 그는 가쁜 숨을 내신 뒤 3루 주루코치와 두 주먹을 맞댔다. 더그아웃의 팀 동료들은 일제히 오른팔을 들어 올리며 함께 환호했다. KBO리그에서 사상 처음으로 만루홈런이 포함된 사이클링 히트가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오윤석이 4일 부산에서 열린 한화와의 안방경기에서 생애 첫 사이클링 히트의 대기록을 세웠다. 팀의 1루수 겸 1번 타자로 선발 출전한 오윤석은 1회말 2루타, 2회말 안타, 3회말 만루 홈런에 이어 5회말 3루타를 치며 기록을 완성했다. 시즌 두 번째이자 KBO리그 통산 27번째 사이클링 히트였다. 롯데 출신으로는 1987년 정구선, 1996년 김응국에 이어 세 번째다. 오윤석은 최소 타석(4타석·역대 7번째), 최소 이닝(5회·2번째) 사이클링 히트 타이기록도 세웠다. 6회말에도 안타를 추가하며 이날만 5타수 5안타 7타점의 맹타를 휘둘렀다. 생애 첫 만루홈런은 친 그의 시즌 타율은 0.324에서 0.355로 뛰어올랐다.

경기고, 연세대를 거쳐 2014년 육성 선수로 롯데 유니폼을 입은 오윤석은 이듬해 정식 선수가 됐다. 상무에서 군 복무를 마치고 2018년 복귀한 그는 지난해 76경기(타율 0.222)에 투입되며 1군 무대를 맛봤다. 7월 23일 올 시즌 두 번째 1군 등록 이후 조금씩 기회를 늘려가고 있다. 평소 사이클링 히트가 꿈이었다는 오윤석은 경기 뒤 “내게는 먼 나라 이야기인 줄만 알았는데 정말 믿기지 않는다. 지금처럼 꾸준히 실력을 유지하고 길게 봤을 때 팀의 주축 선수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긴 기다림의 시간을 보낸 그는 “프로에 올 때 스스로 어느 하나 특출 난 구석이 없다고 생각했다. 몸이 힘들더라도 공, 수, 주 어느 하나 빠지지 않고 야구를 잘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오윤석의 활약에 7위 롯데는 14-5로 승리하며 4연승을 이어갔다. 이날 두산에 1-7로 패한 6위 KIA와의 승차를 1경기로 좁히며 가을야구 희망을 이어갔다. 5위 두산과는 3경기 차다.

선두 NC는 삼성에 4-1로 이겼다. NC는 이날 LG에 8-13으로 패한 2위 KT와의 승차를 8경기로 늘리며 사상 첫 정규시즌 우승에 한발 더 다가섰다. 홈런 선두 KT 로하스(30)는 이날 1회말 시즌 42호 홈런(1점)을 쳤지만 팀 패배를 막진 못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