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반기문, 北 피살 공무원 친형 면담…“유엔에 직접 요청해보라”

입력 | 2020-10-05 17:54:00

친형 이래진 요청 응해 50분 면담 가져
"유엔 차원의 진상조사 필요" 주장에 조언
"쉽진 않겠지만 피해 당사자가 요청해보라"
"천안함 때처럼 유엔 아무 말 안 할 수 있어"
"국민으로서 해수부나 외교부 도움 받아라"
"처참한 일 당한 것에 조의와 위로" 표하기도
이래진, 내일 유엔 조사 촉구 서한 전달키로




 반기문 전 유엔(UN) 사무총장은 5일 북한에 의해 피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의 친형 이래진씨를 만나 위로를 전하고 유엔 차원의 조사가 필요하다는 이씨의 말에 “쉽지는 않을 것 않겠지만 피해 당사자가 직접 요청을 해보라”고 조언해준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5일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오후 3시께 반기문재단에서 반 전 총장과 이씨, 하태경 의원 등이 50분 정도 이야기를 나눴다”고 밝혔다. 이번 면담은 반 전 총장을 만나고 싶다는 이씨의 요청에 반 전 총장이 응하면서 성사됐다. 하 의원은 면담을 주선했다.

면담에 동석한 반 전 총장측 관계자는 “반 전 총장이 이씨에게 우선 유가족한테 처참한 일을 당한 것에 대해서 조의와 위로를 표하고 10년 동안 유엔에서 있으면서 각종 사건들을 처리한 과정을 말해줬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반 전 총장은 “유엔은 여러 나라들의 이익이 대립돼있고 과거 천안함 때 사례와 같이 아무런 이야기도 못할 수도 있으니 유엔에 (요청)할 때는 상당히 끈기를 가지고 해야 한다”며 “어려움이 있겠지만 원칙을 가지고 끈질기게 추진해나가되 국제사회나 유엔에 접촉하려면 정부의 힘을 빌릴 수밖에 없으니 국민으로서 해수부나 외교부에서 도움을 받아보라”고 조언했다.

또 이씨가 “시신 회수나 조사를 통해 이런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확실하게 하면 좋겠다”는 의지를 표현하자 반 전 총장은 “유엔 사무총장이나 유엔 인권 고위대표 등이 성명이나 표명한 것을 다 읽어봤는데 유엔에서는 (조사가) 쉽지가 않다. 피해 당사자가 직접 요청해야 한다”고 답했다.

면담에 동석한 하 의원은 “이래진씨 본인이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유엔 차원에서 도와줬으면 좋겠다고 했다”며 “반 전 총장은 이씨를 위로하고 유엔에 인권보호원칙이 있으니 도와줄 것이다.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다른 국민의힘 관계자 역시 “이래진씨가 동생 분의 참혹한 희생과 죽음에 대해 유엔을 포함한 국제사회에서 여론을 환기하고 북한으로 하여금 진상규명에 협력하도록 국제사회가 역할 할 방법을 관심 가져서 면담이 성사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좋은 이야기가 오갔고 반 전 총장은 ‘유엔 기구 중 인권 담당 기구가 이런 문제에 대해서 적절하게 맞을 것 같다’며 유엔 인권담당기구 활동 내용과 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해서 설명해줬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반 전 총장의 말을 참고로 해서 국제 여론을 환기하는 일을 하기로 했다”며 “하태경 의원을 중심으로 이래진씨와 협조하고 필요한 도움을 드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 의원은 반 전 총장과의 면담 직후 기자들에게 보낸 메시지를 통해 “오는 6일 서울 종로구 글로벌센터에 위치한 유엔북한인권사무소를 찾아 ‘북한정권에 의해 피살된 한국 공무원 사건에 대한 유엔의 진상조사 촉구 서한’을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