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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발에도 ‘3억원 대주주’ 고수하나…홍남기 “3년 전 결정”

입력 | 2020-10-07 13:51:00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7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기재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재정준칙 적절성에 대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7일 주식 양도소득세 부과 대상인 대주주 요건을 지분 보유액 ‘10억 원 이상’에서 ‘3억 원 이상’으로 낮추는 방안과 관련, “정부가 2017년 하반기에 결정한 사항”이라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이날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진행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경제·재정정책 국정감사에서 ‘대주주 범위를 내년 4월부터 3억원까지 확대할 계획인가’라는 고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또 고 의원이 주식양도소득 과세 대상 확대로 늘어나는 세수가 얼마나 되는지 묻자 홍 부총리는 “증세 목적이 아니라 과세 형평성을 고려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고 의원은 “시중 경제사정이나 유동성 등 최근 증시를 고려할 때 국민들이 굉장히 불안해하고 있다”며 “일관성, 신뢰성도 중요하지만, 정부가 경제 환경 변화에 좀 더 유연하게 대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홍 부총리는 ”취지는 알겠다“고 답했다. 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과정에서 개인 주주들, 즉 동학 개미들의 역할이 컸다“고도 덧붙였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홍 부총리가 원안대로 시행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현행 소득세법 시행령은 한 기업의 지분을 10억 원 이상 가진 대주주가 주식을 팔 때는 양도차익에 따라 22∼33%의 양도세(지방세 포함)를 내게 하고 있다. 여기에 해당하지 않으면 증권거래세만 내면 된다. 하지만 내년 4월부터 대주주 기준을 3억 원으로 낮출 계획이다.

게다가 대주주 지분을 산정할 때 직계존비속과 배우자 보유분까지 합산하도록 한 규정으로 ‘연좌제 논란’까지 불러오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은 대주주 요건을 피하기 위한 매물 폭탄이 연말에 집중돼 증시에 충격을 주는 상황을 우려해 해당 방안을 반대하고 있다. 올해 말 주주명부 폐쇄일을 기준으로 대주주 여부가 판단되기 때문에 이에 맞춰 차익 실현 및 매도 물량이 쏟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 역시 정부에 이 같은 방안을 보류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대주주 양도세 폐지 요구 청원도 올라왔다. 지난달 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대주주 양도소득세는 이제는 폐기되어야 할 악법입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은 21만6844명의 동의를 받아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

청원인은 “2023년부터 주식양도세 전면 과세가 시행되는 만큼, 올해 3억원으로의 급격한 조정은 증시혼란만 초래할 뿐 법적안정성면에서도 기존 10억원을 유지하거나 이참에 폐지해야 된다고 본다”며 “정책목표도 불확실하고, 증시의 불확실성만 증폭시키고, 국민만 고생시키는 잘못된 정책”이라고 꼬집었다.

윤우열 동아닷컴 기자 cloudanc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