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활동 위협받자 글로벌 협업 붐 韓 ‘더 보울스’, 佛 ‘타히티 80’과 손잡아 영상통화-e메일 통해 신곡 프로듀싱 로커 마크는 한-독-일 합작그룹 결성
올해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록 음반 부문 후보에 오른 밴드 ‘더 보울스(The Bowls)’ 멤버들은 올 5월부터 최근까지 프랑스 루앙에 사는 ‘페드로 형’과 영상통화를 주 2회 했다. 페드로 형은 프랑스 인기 밴드 ‘타히티 80’의 베이시스트 페드로 르상드다. 르상드는 내년에 나올 더 보울스 3집의 프로듀서. 8월에 싱글로 낸 ‘Zero Fear of Water’가 첫 합작물이다. 멤버 서건호 씨(보컬·기타)는 “지난해 타히티 80 내한공연 때 공연 스태프로 일하며 친분을 쌓게 돼 우리 음악을 건넸는데 페드로 형이 마음에 들어 하며 프로듀서까지 자임했다”면서 “당초 5월 방한해 3주간 머물며 함께 녹음실에서 작업하려 했지만 무산됐다”고 말했다.
프랑스 밴드 ‘타히티 80’의 페드로 르상드(왼쪽)가 실시간 영상 통화 기능을 통해 프랑스 루앙에서 서울의 밴드 ‘더 보울스’ 멤버들과 신곡 작업 방향을 논의하는 장면. 르상드는 내년에 낼 ‘더 보울스’ 3집의 프로듀서를 맡았다. 더 보울스 제공
다국적 그룹 ‘마크로스 아이엔시’를 결성해 함께 신작을 만들고 있는 한국 로커 마크(왼쪽)와 일본 기타리스트 심페이(오른쪽 위), 독일 드러머 보도 쇼프(오른쪽 아래). 마크로스 아이엔시 제공
국내 음악가와 관계자들은 “대중음악산업이 더 발달한 해외에서도 음악가들이 부업에 나서는 등 상황이 열악해 협업에 더 적극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국내외 음악가 협업을 돕는 기획사 ‘코넥티드’의 장세윤 팀장은 “해외 음악가 섭외가 코로나19 이후 확실히 수월해졌다. 월드투어 일정이 사라진 이들의 작업 속도도 빨라진 편”이라고 했다. 코넥티드는 지난해 밴드 ‘넬’-영국 DJ 듀오 ‘서드 파티’를 시작으로 최근 ‘소금’-니티 그리티까지 다섯 차례 합작을 주선했고 다음 달부터 내년까지 여섯 건의 합작을 확정한 상황이다.
비대면 합작의 한계도 있다. 마크는 “단기간에 밀도 높게 끝냈을 음반 작업이 지연되고, 신작 발매 후 뮤직비디오 촬영과 홍보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아쉬운 대로 온라인 콘텐츠로 돌파구를 찾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임희윤 기자 i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