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유엔 사무총장 “세계는 미중 갈등 감당할 수 없다”

입력 | 2020-10-08 10:27:00


 미국과 중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원지 등을 두고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세계는 미중 갈등으로 인한 분열을 감당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홍콩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지난 22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 75차 유엔총회의 화상 연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서로를 비난하자 이같이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에서 코로나19는 ‘중국 바이러스’라고 칭한 뒤 “코로나19 발병 초기 중국 정부는 국내 이동만 막고, 바이러스가 전 세계로 퍼질 수 있도록 항공편을 허용했다”며 “유엔이 중국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중국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중국의 환경 문제와 위구르족 탄압 등에 대해 전방위적인 공격을 이어갔다.

직접적으로 중국을 공격한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시 주석은 우회적으로 미국을 비판했다. 시 주석은 “코로나19를 정치화하거나 낙인 찍으려는 어떤 시도도 거부돼야 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연일 코로나19 중국 책임론을 제기하고 있는 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시 주석은 또 “앞으로도 대화와 협상을 통해 다른 나라와의 분쟁을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극한으로 치닫고 있는 미중 갈등을 대화로 해결해야 한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미국과 중국이 유엔 연설에서도 대립각을 세우자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미중의 기술적·경제적 분열은 필연적으로 지리적·군사적 분열을 불러올 것”이라며 “우리 세계는 미중 갈등으로 인한 여러 분열을 감당할 수 없기에 무슨 수를 쓰더라도 양국의 갈등은 해결돼야 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특히 동남아시아 국가들을 우려하고 있다. 미중 갈등으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동남아 국가들은 그야말로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는 격’이라고 지적했다.

상가포르에서 전략자문컨설팅을 운영하고 있는 알렉산더 닐은 “동남아 국가들은 중국과의 경제관계와 미국과의 안보관계 균형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