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수도 베를린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2차 확산이 거세지면서 술집과 식당의 야간 영업이 전면 금지된다. 1949년 ‘베를린 봉쇄’ 이후 71년 만에 처음으로 사실상 야간통금이 부활했다고 가디언 등은 보도했다.
베를린 당국에 따르면 10일(현지 시간)부터 시내 음식점, 술집, 상점은 오후 11시부터 오전 6시까지 문을 닫아야 한다. 공원 등 공개된 모든 장소에서 5명 이상의 모임도 금지된다. 봉쇄조치는 31일까지 시행된다. 이후 코로나19 확산세를 감안해 연장 여부가 결정된다.
이번 조치는 사실상 ‘야간통금’으로 1949년 옛 소련이 서독 공산화를 위해 베를린에 봉쇄령을 내린 후 처음이라고 현지 언론들은 평가했다. 딜레크 칼라이치 베를린주(州) 보건장관은 “코로나19를 더 이상 통제할 수 없을 지경”이라며 “베를린 시민들에게 사교를 위한 시간은 끝났다”고 경고했다.
이는 야간에 술집이나 식당 내에서 시민들이 방역 수칙을 지키지 않고 유흥을 즐기기 때문이라고 일간 타케슈피겔은 전했다. 베를린 외에 다른 도시나 주에서도 비슷한 조치를 검토 중이다. 독일 전체의 신규 확진자는 9월 중순부터 늘어나기 시작해 7일에는 3994명을 기록했다.
코로나19 2차 확산에 유럽 주요국들의 봉쇄조치도 강화되고 있다. 프랑스는 7일 일일 신규 확진자가 1만8746명에 달했다. 그러자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고령층을 중심으로 추가 봉쇄령을 내리겠다”고 선언했다. 벨기에 수도 브뤼셀 역시 시민 10만 명 당 확진자가 500명에 이르자 7일부터 모든 술집, 카페, 댄스홀을 폐쇄시켰다. 스코틀랜드는 9일부터 펍, 주류 판매 식당, 체육시설 영업이 금지된다. AFP통신은 “유럽 내 누적 감염자가 600만 명을 넘어서며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고 경고했다.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