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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세 소녀가 총리라고?…핀란드서 깜짝 ‘일일 총리’ 역임

입력 | 2020-10-08 19:46:00

핀란드 정부 트위터 캡처


핀란드의 16세 소녀 아바 무토 양이 산나 마린 총리(35)를 대신해 7일 ‘일일 총리’를 역임했다고 BBC 등이 전했다. 유엔이 지정한 ‘세계 소녀의 날’(11일)을 앞두고 마린 정권이 기획한 행사로 전국의 수많은 10대 지원자 중 각종 사회 문제에 특히 관심이 많은 무토 양이 선발됐다.

무토 양은 이날 하루 여러 장관과 회의를 갖고, 마린 총리가 쓰는 국무회의 총리석에도 앉았다. 그는 여성의 디지털 교육 기회를 늘리고, 여성에 대한 온라인 성폭력을 근절하자고 연설했다. 특히 “성에 관한 고정관념을 없애야 한다. 여자 아이가 비디오 게임을 하면 이상하다고 생각한다”며 “개발도상국 여자 아이들이 정보기술(IT)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늘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무토 양은 현지 매체 인터뷰에서 “인권 및 기후 문제의 중요성을 알리고 싶어 일일 총리 체험에 지원했다. 신나는 하루를 경험했다”는 소감을 밝혔다. ‘실제 총리가 되는 것에도 관심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생길 수 있다”고 답했다.

핀란드는 1906년 유럽 최초로 여성에게 투표권을 부여했고, 한 해 뒤 세계 최초의 여성 의원을 배출했다. 지난해 12월 집권한 마린 총리가 이끄는 좌파 연정에 참여하는 5개 정당의 대표 역시 모두 여성이다. 마린 총리 또한 장관 19명 중 12명을 여성으로 임명했으며 전체 200명의 국회의원 중 여성 비율도 47%에 달한다. 16세 소녀를 일일 총리로 임명한 것 역시 이런 정치 풍토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