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수집가 자택서 족자 등 훔쳐 모조품 여긴 장물아비는 반토막내 훼손 소식 들은 주인 “가슴 찢어져”
홍콩 도둑과 장물아비가 두 동강 낸 마오쩌둥의 친필 족자 ‘홍군 제4사령부 정치부 포고’. 이들은 지난달 홍콩 유명 수집가의 집에서 이 물건을 훔쳤다. 추정 가치가 3400억 원에 달하는데도 진품인지를 몰라 족자를 훼손한 것으로 알려졌다. SCMP 홈페이지 캡처
8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은 홍콩 경찰이 유명 수집가 푸춘샤오(符春曉) 씨의 아파트에 침입해 마오의 족자 등 각종 서예 작품, 옛날 중국 우표 등 50억 홍콩달러(약 7440억 원)의 골동품을 훔쳐간 도둑 3명 중 1명, 이를 사들인 장물아비 1명, 도둑들의 도주를 도와준 1명 등 총 3명을 체포했다고 보도했다. 도둑들은 지난달 10일 범행을 저질렀으며 나머지 2명의 행방은 아직 묘연한 상태다.
도난품 중 가장 비싼 물품은 마오가 직접 쓴 ‘홍군 제4사령부 정치부 포고’란 족자다. 길이가 약 2.8m에 달한다. 푸 씨는 이 족자의 가치가 23억 홍콩달러(약 3423억 원)에 달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마오 외에도 주더(朱德), 천이(陳毅) 등 중국 공산당 초기 지도자의 도장이 나란히 찍혀 값이 비싼 것으로 알려졌다.
오래전부터 마오의 물건을 수집했던 푸 씨는 도난 사건 직후부터 큰 충격을 받아 입원 치료까지 받았다. 마오의 족자가 훼손됐다는 사실을 전해들은 그는 “가슴이 찢어진다”는 소감을 밝혔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