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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北에 남은 조성길 가족 안전 지켜져야”

입력 | 2020-10-10 03:00:00

北의 보복 가능성에 우려 표명… 한국에도 “권리 지켜줄 의무” 주문
北은 한국행 공개 나흘째 침묵




조성길 전 주이탈리아 북한 대사대리의 한국행이 공개된 가운데, 유엔이 북한에 있는 그의 가족의 안전이 지켜져야 한다며 북한의 보복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 대변인은 8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조 전 대사대리의 한국행을 두고 “OHCHR는 탈북자의 가족이 보복당하지 않게 하는 데 북한 당국의 절대적인 의무가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고 밝혔다. 조 전 대사대리가 지난해 7월 한국으로 오는 과정에서 그의 딸은 북한으로 송환된 것으로 이탈리아 당국을 통해 밝혀진 바 있다. 조 전 대사대리의 한국행이 알려진 후 북한에 있는 그의 딸의 안위가 위험하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유엔의 유관 기관이 우려의 뜻을 표명하며 북한을 압박한 것이다.

OHCHR는 또한 한국 정부에 대해서도 “탈북자를 수용한 국가도 탈북자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가능한 한 모든 조처를 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조 전 대사대리의 부인이 북한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의사를 피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상황에서, 한국 정부에 탈북자들에 대한 적절한 보호가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신중한 대처를 주문한 것이다.

북한은 조 전 대사대리의 한국행이 처음 알려진 6일 이후 나흘째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고 침묵을 유지하고 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북한으로서는 공개적으로 대응을 할 경우 내부적으로 조 전 대사대리의 한국행 사실이 알려질 수 있어서 반응을 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며 “조 전 대사대리의 한국 내 공개 활동을 막는다는 차원에서 북한이 그의 딸에 대해서도 가택연금 이상의 조치를 취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기재 기자 recor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