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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이후에도 집값 ‘줄다리기’ 지속…전세는 ‘부르는 게 값’

입력 | 2020-10-11 15:16:00

서울시내 한 부동산 공인중개업소에 아파트 매물정보가 붙어 있다. © News1


추석 이후에도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은 보합 장세가 지속하고 있다. 매도-매수자 간 팽팽한 줄다리기가 이어지면서 거래가 크게 줄었다.

반면 전세시장은 개정 임대차보호법 시행 등의 영향으로 전세 품귀 현상이 계속되면서 ‘부르는 게 값’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장기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전세 매물이 부족한 상황에서 가을 이사 철까지 본격화하면서 전세난은 더욱 심화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매매시장은 매수심리 위축으로 거래는 줄었지만, 전세난으로 중저가 단지 수요가 이어지면서 보합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서울 아파트값 7주째 0.01% 보합…전세는 0.08%↑ 67주 연속 올라

한국감정원의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아파트값 변동률은 0.01%를 기록했다. 7주째 동일한 상승 폭으로 보합세를 이어갔다.

감정원은 “추석 연휴 등으로 거래 활동이 감소한 가운데 강남 4구(강남·서초·송파·강동)는 고가단지 위주로 관망세 짙어지며 보합세가 지속하고 있다”며 “그 외 지역은 중저가 단지나 역세권 소형 평형 위주로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민간 조사기관인 부동산114 통계에서도 지난주 서울 아파트값 변동률은 0.04%로 5주째 둔화했지만, 집값은 떨어지지 않고 강보합세를 지속했다.

추석 이후에도 관망세가 이어지면서 전반적으로 거래가 크게 줄었지만, 아직 매물이 쌓이지는 않고 있다. 중저가 아파트에 대한 수요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어 매도·매수자 간 줄다리기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반면 전세 시장은 매물 부족 현상이 계속되면서 장기간 고공행진을 멈추지 않고 있다. 감정원 조사에서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주 0.08% 올랐다. 상승세는 무려 67주 연속 이어졌다.

부동산114 집계에서도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0.11% 상승했다. 매물 부족이 여전한 가운데 Δ강동(0.39%) Δ강북(0.23%) Δ관악(0.23%) Δ송파(0.21%) Δ노원(0.19%) Δ금천(0.18%) 등이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새 임대차법 시행으로 재계약에 나서는 세입자가 늘고, 일부 집주인은 임대차법에 반발해 실거주를 주장하면서 전세 품귀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3기신도시 등 청약을 기다리는 수요까지 더해지면서 시장의 불안이 더 커지는 상황이라고 부동산114는 설명했다.

◇이사 철 본격화하며 전세난 심화…매매는 거래절벽 속 보합장세 지속

전문가들은 전세시장의 경우 본격적인 가을 이사 철에 접어들면서 전세난이 더욱 심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한다. 연말을 넘어 내년까지도 가격 상승이 계속될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임병철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새 임대차법 시행과 코로나 확산 등으로 재계약 위주로 시장이 재편되면서 전세매물 기근이 더 심해지고 있다”며 “‘부르는 게 값’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전세 품귀 현상이 더 심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청약 대기 수요가 실입주까지 3~5년은 무주택 요건을 유지해야 하는 만큼 3기 신도시 등 일부 수도권 지역은 거주기간을 채우려는 무주택자들의 쏠림 현상으로 전세난이 더 가중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매매시장은 수요와 공급 간의 줄다리기가 연말까지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과거 부동산 시장은 추석 이후 매수·매도자의 움직임이 활발해지는 양상을 보였으나, 올해는 정부의 강력한 대출 규제와 다주택자에 대한 세금 압박 등으로 분위기가 사뭇 다를 것으로 봤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연휴 전과 후 큰 변화 없이 거래 절벽 속에 강보합장이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며 “전반적으로 거래가 확실히 줄어드는 패턴이 보이고 강남권은 숨을 고르고 있지만, 전세난 영향으로 중저가 지역은 수요가 이어지고 있어 매도-매수자 간 줄다리기 장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

반면 거래 절벽으로 인한 강보합세가 사실 뜯어보면 약보합세라는 주장도 있다. 최근 매수·매도자 간 거래 절벽 속 가끔 거래되는 물건이 매도자의 호가에 맞추다 보니, 실제 시세와 달리 호가가 조금씩 오른다는 설명이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본부장은 “물건의 희소성은 있지만, 규제가 강력하다 보니 거래가 안 되는 상황”이라며 “강보합처럼 보일지라도 사실은 약보합에 가깝기 때문에 내년부터는 하락장이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