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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새 전략’ 젊은층…올해 무순위 ‘줍줍’ 청약, 10명 중 7명이 30대 이하

입력 | 2020-10-11 19:02:00

아파트 단지 모습. 2020.10.4/뉴스1 © News1


추첨으로 당첨자를 정해서 ‘줍줍’으로 불리는 아파트의 무순위 청약에서 올해 신청자 10명 중 7명이 30대 이하인 것으로 집계됐다. 젊은층을 중심으로 ‘패닉바잉(공황구매)’ 심리가 퍼진 가운데 올해 청약 문턱이 높아지면서 당첨이 어려워지자 틈새 전략으로 줍줍 물량을 가져가려는 것이다.

국토교통부가 11일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올해 1~8월 아파트 무순위 청약 현황에 따르면 30대 이하 신청자는 4만6428명으로 전체(7만4440명) 62.4%에 달했다. 30대는 3만5818명으로 전체 절반(48.1%)에 육박했다. 나머지 1만615명(14.2%)은 20대 이하였다. 이는 무순위 청약을 진행한 단지 중 분양가가 3.3㎡당 1500만 원을 넘은 단지만 분석한 결과다.

당첨자 역시 30대 이하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12개 단지 무순위 청약 당첨자는 총 578명으로 10명 중 7명 꼴로 30대 이하였다. 30대가 268명(46.4%), 20대 이하가 132명(22.8%)이었다.

무순위 청약은 본 청약(특별공급, 1순위, 2순위 순)과 예비 당첨자 선정 이후에도 당첨 포기나 취소로 생긴 잔여분을 대상으로 이뤄진다. 청약 가점을 따지지 않을 뿐더러 다주택자, 청약통장이 없는 사람도 자유롭게 신청할 수 있다. 오로지 추첨으로만 당락을 정한다.

이렇다보니 무순위 청약 물량이 나오면 신청자가 대거 몰리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올해 4월 경기 하남시 ‘위례신도시 A3-10블록 중흥에스클래스’ 무순위 청약 경쟁률은 2022 대 1를 기록했다. 올해 6월 경기 수원시 ‘더샵 광교 산퍼스트파크’ 무순위 청약에선 2채 모집에 2만6931명이 몰려 무려 1만3466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신청자 중 30대 이하가 1만8090명(67.2%)이었다.

젊은층이 무순위 청약에 유독 몰리는 건 희박하더라도 당첨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최근 집값 급등 여파로 시세보다 싸게 내 집을 마련하기 위한 청약 수요가 대거 몰렸고 그 결과 젊은층의 당첨은 매우 어려워졌다. 청약 가점은 무주택 기간, 부양가족 수, 청약통장 가입 기간을 따져 매기는데, 무주택 기간은 30세부터 산정하다보니 나이가 어릴수록 불리하기 때문이다. 올해 7, 8월 분양한 서울 아파트 당첨 최저가점(커트라인)은 평균 62.7점으로 4인 가구인 30대가 받을 수 있는 최고점(57점)을 뛰어넘었다.

김 의원은 “현행 청약제도에선 20, 30대는 가점이 낮아 무순위 청약 외에는 거의 당첨을 기대할 수 없는 게 현실”이라며 “추첨제 확대, 대출규제 완화 등 청년층 주거 사다리를 복원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호경기자 kimhk@donga.com